[머리에쏙!] 우리 아이 석달 뒤면 초등생 … 뭘 준비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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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즐거운 곳=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은 향후 12년간 이어질 학교생활의 첫 시작이다. 자녀의 성공적인 초등학교 데뷔를 바라는 학부모들은 우선 국어 수학 등의 선행 학습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무리한 선행학습은 아이가 학교 생활에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 입학 전에 한글을 읽고 어느 정도 수를 셀 수 있는 수준이면 된다. 또 스스로 학습하는 태도를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여러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받아도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없으면 학습효과는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자녀가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고 칭찬해주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형성되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학교 생활에 자연스럽게 연착륙하기 위해선 학교와 친해지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서울 광남초등학교 이정임 교사는 "아이에게 학교는 재미있게 놀면서 공부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학 전에 학부모가 아이와 함께 학교 교실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부모는 '학교 가서도 이러면 선생님한테 혼난다'는 말로 아이에게 학교와 선생님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래 친구 잘 사귀려면=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아이들의 생활 무대는 가정에서 학교로 한 차원 더 넓어진다. 단체 활동이 많은 초등학교에서는 또래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노는 것 자체가 중요한 학습 활동이다. 이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어서 놀이 활동을 방해하는 아이는 원만한 교우관계를 형성하기 힘들다. 서울 미성초등학교 박향옥 교사는 "요즘 1학년 신입생들은 보고 듣는 것도 많고 미리 배운 게 많아 정말 똑똑한 반면 친구들과 함께 모둠활동을 하는 걸 참 어려워한다"며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배려할 줄 아는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가 무조건 아이의 응석이나 고집을 받아주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대신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얘기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말해보도록 하는 연습을 시키면 좋다.

◆건강 점검, 식습관 개선=활기찬 학교생활을 위해선 아이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학교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에는 건강하던 아이도 자주 아플 수 있다. 연령에 맞춰 해야 할 예방접종을 미리 맞혔는지 점검해 보고 학교에 낼 예방접종 증빙 기록도 챙겨 두는 게 좋다. 자녀의 시력이나 충치 관리도 미리 해 두자. 유치원과 달리 단체생활을 하는 학교에서는 개별적인 건강에 신경 써주기 힘들기 때문에 아이의 건강 상태는 입학 전에 점검해 둬야 한다. 이와 함께 아이의 식습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부분의 학교에선 4월부터 1학년 아이들도 급식을 시작한다. 편식이 심한 아이들은 먹지 못하는 음식이 많아 학교 급식에 적응하기 힘들어 한다. 밥 먹을 때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국물이나 밥풀을 흘리는 아이들은 지금부터 식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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