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 이런 미술관이? 공간과 그림이 하나된 '작품'

서양화가 윤형재의 '백색 미래' 전이 열리고 있는 부띠크모나코 뮤지엄전시장 입구.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부띠크모나코 전시장에서는 천장으로 스카이라인이 올려다 보인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윤형재 작가는 점, 선, 면, 기호들로 '또 하나의 세계'를 표현한다.[사진 부띠크모나코 뮤지엄]

윤형재의 '마음의 꽃'. 텅 빈 공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사진 부띠크모나코 뮤지엄]

서울 부띠크모나코 뮤지엄에서 서양화가 윤형재(70)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2008년 개관했지만 팬데믹 등으로 한동안 전시가 멈춰 있던 뮤지엄이 재개관하고 선보이는 첫 전시다. 강남 역 빌딩 숲 가운데 독특한 모습으로
자리한 건물 안에 미래를 예고하는 듯한 작품이 나란히 걸렸다. 전시 제목도 '백색 미래(White Future)'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마음의 꽃', '예술가의 십자가', '빛의 드로잉' 등 최신작 2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부띠크모나코 뮤지엄, 윤형재 개인전 #미래적 공간에 담은 희망 '화이트 퓨쳐' #'빛의 드로잉' '마음의 꽃'등 20여 점 #

윤형재 작가는 홍익대와 뉴욕 프렛인스티튜드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특유의 신선하고 간결한 조형 언어로 '빛에 매료된 회화 작가', '색띠의 작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점, 선, 면, 기호들로 하얀 캔버스에 음악처럼 수놓아진 그림을 선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평범하지 않은 공간과 작품의 조화다. 천장과 벽, 바닥이 온통 백색인 전시장 내부에서 독특한 문양의 높은 천창으로 빌딩 숲 스카이라인이 올려다 보인다.

미래의 희망 표현한 '백색 미래'

윤형재 작가의 '빛의 드로잉'. [사진 부띠크모나코 뮤지엄]

백색 공간과 조화를 이뤄 열리고 있는 윤형재 작가 개인전 전시장 전경.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백색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작가의 희망을 상징한다. 우주와 같은 무한 공간 속에서 퍼지는 빛과 소리의 울림을 작가는 아주 단순한 선과 점, 색으로 표현한다. 윤 작가는 "깨어진 화분 속에서도 꽃을 가꾸는 사람들이 있어 이 사회가 미래로 나아간다"며 "믿음, 소망, 사랑 같은 정신적인 아름다움이 빛과 향기, 음악처럼 널리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률처럼 화면을 가로지르는 검은 선들엔 시대를 이끌어가는 정신적 가치에 대해 생각해온 작가의 뜻도 담겨 있다. 그는 이를 가리켜 "예술가의 십자가"라고 말했다.

그의 그림은 캔버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마치 소리의 진동처럼 검은색 선과 색으로 칠해진 형태 둘레에 물결처럼 번져나가는 흰색 레이어가 보인다.

이병주 부띠크모나코 뮤지엄 이사장은 "이 공간은 2008년 21.5세기 미래를 창조하는 장소를 꿈꾸며 출발했으나 예상치 못한 문제에 이어 팬데믹 등으로 휴관했다"며 "이번 전시를 출발점으로 앞으로 이곳을 미래에 대한 비전을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작가는 "이 건물은 처음부터 미래에 대한 창의적 상상력에 중점을 두고 두고 지어진 곳"이라며 "개성 강하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제 작품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 관람객이 공간과 작품을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전시는 24일까지. 무료. 일요일 휴관.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