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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금」1개에 1억2천 만원|체육부가 밝힌 아시안게임 대차대조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북경아시안게임에서 54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한국은 정신력해이와 경기단체의 선수관리잘못으로 경기력이 서울올림픽 때보다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가 경기단체에 지원한 투자효율성은 레슬링·복싱·골프·역도 순으로 높았으며 금메달을 따지 못한 축구·배구·테니스를 비롯, 육상·수영·체조·하키 등이 가장 효율성이 뒤떨어졌다.
체육부가 북경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28개 종목에 대해 투자효율성을 분석한 「종목별 지원효율성 및 경기력 평가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북경대회에 대비, 서울올림픽이후 2년 동안 경기단체에 86억원(급식·수당·해외전지훈련·초청·연수·용구비)을 지원해 금메달 한 개에 1억2천2백여 만원 꼴을 소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정부투자효율성이 가장 높은 종목은 레슬링(금메달 개당 3천8백 만원) 복싱(4천5백 만원) 골프(4천7백 만원) 역도 (4천9백 만원) 양궁(5천2백 만원) 순 이었으며 육상·수영·하키·체조 등이 금메달 개당 2억3천 만원에서 4억6천 만원까지 소요되는 등 가장 투자 효과가 없는 종목이었다 (회장 찬조금까지 포함할 경우 금메달 투자효율은 2∼3배로 떨어짐).
또 경기력이 서울올림픽 때보다 향상된 종목은 역도·레슬링·양궁·골프·카누·수영 (기록)으로 평가된 반면 배드민턴·하키·핸드볼·축구·탁구·농구·배구·체조·사이클· 복싱·유도·테니스·사격·펜싱·육상·조정·요트 등 17개 종목은 답보상태거나 퇴보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력 퇴조현상을 보였다.
특히 전통적으로 세계정상급 강세종목이었던 유도·복싱이 침체되고 육상·수영 등 기본종목은 수영만이 다소 기록이 향상됐을 뿐 여전히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체육부는 이같이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퇴보한 것에 대해 ▲프로화추세에 따라 정신력이 약화되고 ▲선수저변이 취약해진데다 ▲경기단체의 선수관리허점 등을 주요요인으로 분석했다.
체육부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대비해 지금까지의 「종목별 균등지원」에서 「메달종목위주로 차등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91년 대표선수 훈련계획지침을 마련, 20일 대한 체육회와 각 경기단체에 시달했다.
이에 따라 체육부는 북경대회에서 경기력이 향상되고 효율성이 높은 종목과 경기력은 비록 떨어졌으나 세계정상급인 배드민턴·하키·핸드볼·복싱·유도 등 종목에 대해 코치와 선수 수를 적정규모로 증원해주는 한편·해외전지훈련·외국인코치초청·해외연수 등을 최우선으로 지원키로 했다.
반면 수영·육상 등 기본종목을 비롯, 세계정상급수준에 크게 미달되거나 북경대회에서 경기력 후퇴를 보인 종목에 대해서는 훈련비지원대상 선수규모를 엔트리범위이내로 축소 조 정하는 등 지원 폭을 줄이기로 했다.
한편 체육부는 훈련여건개선을 위해 특식비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급식비는 1명 하루 9천 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했으며 선수수당도 3천원에서 3천5백원으로 5백원 인상했다.
또 약물복용검사의 효과적인 실시를 위해 내년도에 약물복용가능성이 높은 종목의 선수 3백 명에 대해 약물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체육부는 내년도 대표선수 훈련비로 42억3천9백 만원(90년도는 45억5천5백 만원) 의 예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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