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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제치고 바이든도 눌렀다…'라이징 스타' 디샌티스 강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1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 연합 연례 리더십 회의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1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 연합 연례 리더십 회의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라이징 스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그는 같은 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크게 벌리는 것은 물론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마침내 추월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 USA투데이는 서포크대와 공동으로 지난 7~11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의 56%가 차기 대선후보로 디샌티스 주지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를 대선후보로 지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33%에 그쳐 둘의 지지율 격차는 23%포인트에 달했다. 서포크대 정치연구센터 데이비드 팔레오골로스 소장은 “공화당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 무당파는 ‘트럼프 없는 트럼프주의(Trumpism)’를 점점 더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디샌티스 주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지지율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흐름이다. 지난 9월 23~27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공화당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율이 35%로 트럼프 전 대통령(45%)에 10%포인트 뒤졌다. 그러다 11ㆍ8 중간선거 때 공화당이 상ㆍ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 웨이브’(공화당 물결)를 실현하지 못하고 고전한 것을 놓고 ‘트럼프 책임론’이 강하게 일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중간선거 직후인 11월 9~11일 유고브가 실시한 조사에서 공화당 대선주자로 누구를 선호하느냐는 물음에 디샌티스 주지사를 꼽은 응답자가 42%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답한 이들(35%)을 7%포인트 차로 앞서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보수의 심장’이자 공화당 텃밭으로 불리는 텍사스주에서도 11ㆍ8 중간선거 직후 디샌티스 주지사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11월 12~13일 여론조사기관 CWS리서치의 조사에서 ‘오늘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치러지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디샌티스 주지사가 43%로 선두에 올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는 32%에 그쳐 둘의 격차는 11%포인트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0월 5일 허리케인 이안으로 피해가 발생한 플로리다주 피셔먼스 워프를 방문해 구호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오른쪽)가 연설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0월 5일 허리케인 이안으로 피해가 발생한 플로리다주 피셔먼스 워프를 방문해 구호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오른쪽)가 연설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디샌티스 주지사의 상승세는 그동안 뒤져오던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앞지르기 시작한 데서도 나타난다. USA투데이-서포크대 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바이든 대통령 양자 대결시 둘의 지지율은 각각 47%, 43%로 디샌티스 주지사가 4%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양자 대결시에는 바이든 대통령(47%)이 트럼프 전 대통령(40%)을 7%포인트 차로 제쳤다.

미 여론조사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1월 16~17일 실시된 하버드대-해리스 공동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와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모두 43%로 동률을 이뤘고, 11월 18~19일 실시된 에머슨대 조사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율이 39%로 바이든 대통령(43%)에 4%포인트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결국 12월 들어 두 사람의 지지율이 역전한 셈이다.

미국 주요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비호감도 조사. 미국 여론조사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 주요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비호감도 조사. 미국 여론조사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 홈페이지 캡처.

디샌티스 주지사의 강세는 비호감도가 높은 미국의 여타 거물급 정치인들과 달리 호감도가 비호감도보다 우세하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이후 지금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비호감도가 호감도에 비해 최소 4%포인트에서 최대 13%포인트 높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같은 기간 비호감도가 최소 5%에서 최대 32%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호감도가 적게는 4%포인트, 많게는 8%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조사돼 대비를 이뤘다.

USA투데이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국적으로 뚜렷하게 유의미한 위상을 확보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의 차기 대선 경선에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승리할 수 있느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1대1 대결 성사 여부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포크대 데이비드 팔레오골로스 소장은 “반(反)트럼프 후보들로 표심이 갈린다면, 2016년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가 분열된 반(反)트럼프 후보 진영을 결국 따돌린 일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8년 11월 3일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서 열린 집회에서 론 디샌티스 당시 주지사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8년 11월 3일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서 열린 집회에서 론 디샌티스 당시 주지사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8년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40세에 최연소 주지사에 당선된 디샌티스 주지사는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렸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르게 합리적이며 선동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디샌티스 주지사는 13일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모든 잘못’을 조사하기 위해 연방 대법원에 대배심 소집을 청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플로리다의 조셉 라다포 보건장관과 과학자, 의사들로 구성된 패널이 백신과 백신 제조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백신 접종 권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뒤 디샌티스가 이같이 발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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