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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방콕했더니, 베토벤 황제 다르게 들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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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임윤찬이 28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베토벤, 윤이상, 바버’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임윤찬이 28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베토벤, 윤이상, 바버’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임윤찬(18)의 음반이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발매됐다. 지난 6월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 후 첫 메이저 레이블 데뷔 앨범이자 실황 음반이다. 음반 제목은 ‘베토벤, 윤이상, 바버’. 지난달 8일 홍석원이 지휘하는 광주시립교향악단의 통영국제음악당 연주회를 담았다. 임윤찬이 협연한 베토벤 협주곡 5번 ‘황제’를 비롯해 윤이상 ‘광주여 영원히’,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가 메인 레퍼토리다.

28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임윤찬은 음반에 수록된 몸포우의 ‘정원의 소녀들’을 연주했다. 반사되는 빛과 물에 잠긴 듯 뭉근함이 느껴지는 회화적이고 풍부한 음색을 선보였다.

임윤찬과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홍석원은 지난해 처음 만났다. 광주시향 송년음악회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함께 연주하며 호흡을 맞췄다.

홍석원은 “임윤찬 연주에 반했다. 마침 광주시향이 녹음 준비 중이었고 원래는 협연자 없이 하려고 했는데 무조건 임윤찬과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해 함께 해달라 요청했고 이번 음반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광주가 예향이라 들어서 연주가 궁금했었다. 첫 리허설 때 단원들의 엄청난 스피릿(spirit)과 에너지에 큰 영향을 받았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광주시향의 연주가 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윤찬은 베토벤 협주곡 5번 ‘황제’를 선택한 데는 코로나19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원래는 베토벤 협주곡 1번이나 4번을 녹음하고 싶었다”는 임윤찬은 “최근 인류에 큰 시련이 닥치고 저도 방안에서 나가지도 못하다 보니 ‘황제’가 단지 화려한 곡이 아니라 베토벤이 꿈꾸던 유토피아, 그가 바라본 우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곡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음반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여기에 앨범에는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가 담겼다. 광주시향은 2007년 문화예술회관 공연 당시 이 곡을 비상업 용도로 연주·녹음한 바 있지만 정식 발매 앨범에 곡을 연주해 수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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