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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일본 대이변, 숨은 주인공은 ‘거미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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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왼쪽)가 쇄도하는 독일 공격수에 앞서 공을 잡아내고 있다. 이런 활약이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AP=연합뉴스]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왼쪽)가 쇄도하는 독일 공격수에 앞서 공을 잡아내고 있다. 이런 활약이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AP=연합뉴스]

카타르월드컵 초반부터 각국 ‘거미손’들의 선방 쇼가 이어지고 있다.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30)는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조별리그 F조 1차전 캐나다전에서 1-0 승리를 지켜냈다. 전반 10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캐나다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의 슈팅을 오른쪽으로 몸을 던지며 손을 쭉 뻗어 막아냈다.

쿠르투아는 올해 9차례 페널티킥 중 5번을 막아내 선방률 55%를 기록했다.  키 1m99㎝의 장신인데도 동물적인 순발력을 지녔다. 벨기에는 유효 슈팅 9대21로 크게 밀렸지만, 쿠르투아의 선방 덕분에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 수문장인 쿠르투아는 월드컵에서도 ‘월드클래스 세이브’를 선보였다. 벨기에는 전반 막판 미키 바추아이(페네르바체)의 골로 1-0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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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는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37)가 C조 1차전 폴란드전에서 0-0 무승부를 이끌었다. 오초아는 후반 13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의 페널티킥을 몸을 던져 막아냈다. ‘득점 기계’라고 불리는 레반도프스키도 오초아 앞에선 맥을 못췄다. 4년 전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세이브 수에서는 쿠르투아가 27개로 1위, 오초아가 25개로 2위였다.

대이변의 중심에도 골키퍼가 있었다.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시미즈)는 23일 E조 독일전에서 일본의 2-1 역전승에 기여했다. 전반에 페널티킥을 허용했지만, 유효 슈팅 9개를 막아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골키퍼 무함마드 우와이스(알힐랄)도 아르헨티나전 2-1 승리를 지켜냈다. 오초아, 곤다, 무함마드 모두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의 4강을 이끈 이운재 전북 골키퍼 코치는 “골키퍼가 약하면 토너먼트 최상위 단계까지 절대 못 올라간다”고 말했다. 골키퍼가 수퍼세이브로 선방 쇼를 펼치면 팀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

1998년부터 6차례 대회 중 최고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가 4차례나 우승했다. 1998년 프랑스는 파비앵 바르테즈, 2006년 이탈리아는 잔루이지 부폰, 2010년 스페인은 이케르 카시야스, 2014년 독일은 마누엘 노이어와 함께 정상에 올랐다. 2018년 야신상은 4강 팀인 벨기에의 쿠르투아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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