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사 지상군사령관/92년말 한국장성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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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양국 합의… 군사정전위 대표도
【워싱턴=이만훈 특파원】 오는 92년말까지 한미연합사의 지상군 사령관과 군사정전위 수석대표가 한국군 장성으로 바뀐다.<관계기사 3면>
한미 양국은 14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워싱턴 미 국방부 회의실에서 정호근 합참의장과 콜린 파월 미 합참의장 주재로 한미군사위원회(MCM)를 열고 주한미군 감축 및 역할 변경과 관련,연합지휘체제 안에서 한국군의 역할 증대와 권한 강화를 위해 현재 미군이 맡고 있는 지상군구성군사령관을 92년말 한국군 장성으로 보임하는 한편 주한미군 1단계 감축기간(90∼92년)중 유엔사 군사정전위 대표를 한국군 장성으로 교체키로 합의했다.
양국간의 이같은 합의는 지난 2월14일 당시 이상훈 국방부 장관과 리처드 체니 미 국방장관간의 회담에서 논의됐던 원칙에 시기와 일정을 못박아 구체화시킨 것으로 앞으로 연합사 운영과 군비통제 등 남북 군사관계에 한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뜻한다.
지상군 구성군사령관은 78년 한미연합사 창설 이후 지금까지 연합사령관인 주한 미군사령관이 겸직해왔으며 군사정전위 수석대표도 53년 휴전협정 조인 이래 미국측 장성이 맡아왔다.
한미 양국은 또 미군의 한국 주둔에 따른 91년도 방위분담금을 올해 7천만달러에서 8천만달러가 늘어난 1억5천만달러로 최종합의하고 양국 국장급을 공동대표로 하는 방위비분담협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이같이 방위분담금이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은 한국이 연합전력증강사업비(CDIP) 등 직접지원비 이외에 그동안 지급치 않던 주한미군 종사 한국인노무자 1만8천여 명에 대한 퇴직금 적립금과 의료비 보험금 등을 부담금에 포함시켜달라는 미국측의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양국은 이밖에도 한국군에 대한 평시 작전권 환원 등 작전통제권 변화를 비롯한 93년(2단계 감축이 시작되는 해) 이후 주한미군의 감축규모 및 시기에 대해 1단계 때와는 달리 한국측에서 안을 먼저 제시해 양국간 긴밀한 협의를 하도록 하고 1단계가 끝나는 92년말의 전략상황을 재평가해 점진적이고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날 군사위원회에서는 팀스피리트훈련에 대해 방위적인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반도 긴장완화의 진전 정도에 따라 발전적 개선방안을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이 훈련이 양국의 방위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커 내년에도 예정대로(4월) 실시될 것』이라고 밝히고 『페르시아만사태와 관련,규모축소설이 나돌고 있으나 북한이 신뢰구축을 위한 가시적 조치 등 아무런 양보노력을 않고 있다』고 규모축소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페르시아만사태의 장기화 조짐에 따라 미 25사단 병력의 훈련참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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