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품질 높이기 공장 분임조"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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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기업들의 품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올 들어 노사분규가 진정되면서 공장 분임조활동이 활기를 띠고있다.
특히 최근의 품질관리운동은 이제까지 단순한 제품검사·관리에서 나아가 공정개선·설비설계에까지「원인처방」을 하는 것이 특징. 여기에 납품업체와의 연계는 물론 종래 생산직위주에서 사무·관리직까지 모두 참여하는 전사적 합리화운동이 되어가고 있다.
기업들로서는 신상품을 찾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경쟁력강화를 위해선 느슨해진 근로분위기를 다잡아 품질수준 자체를 올려놓지 않고서는 국내외시장에서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공업진흥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품질관리 본부를 두고있는 29개 대기업 그룹 및 산하 납품협력업체들 (3천6백16개 사) 중 66%인 2천3백86개 사에서 이 같은 품질 분임조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진청이 모범사례로 뽑는 기업들의 품질 분임조 활동을 소개한다.

<기아자차>
지난11월초 전국경진대회에서 기계·금속부문 금상을 차지할 정도로 분임조 활동이 우수한 것으로 정평 나 있다.
이번 수상내용은 소하리 차체용접공장의 설비보수반 12명 (성화 분임조) 이 6개월 여에 걸쳐 이룩한 용접로봇개선사례.
로봇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탓에 용접부분이 채 마르지 않았을 경우에는 로봇의 용접봉과 제품이 들러붙는 사고가 발생하곤 했는데 조원들의 공동연구 끝에 로봇에 고감지 회로를 넣어 위험시 경보가 울리도록 함으로써 사전에 이를 예방, 월 7백여만원의 손실을 줄였다.
본사 공장(소하리)의 8백20개 분임조 뿐 아니라 납품업체들과도 일찍부터 협력회를 조직, 서로 분임조 교류발표회를 갖고 지원하는 등의 연계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2백22개 납품업체들이 함께 하는 현장품질관리활동으로 얻어지는 원가절감액이 연평균 2백20억원, 생산성 향상효과가 연20%에 이른다는 게 업체 측의 분석.
지난해부터는 프라이드 승용차를 상으로 걸고 부품납품업체 등과 대대적인 분임조 경진대회도 열고있다.

<금성사>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이라도 태우자」는 역설적 모토 아래 불량의 근원을 잡자는 혁신차원의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개발설계단계에서부터 완벽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기술향상을 이루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으며 단순기능직 뿐 아니라 연구직 등 전 사원이 참여해 합리화 등 종합생산성운동도 함께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분임조의 개선제안을 적극 끌어내기 위해 상급자들의 중간절차 없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으며 우수 현장근로자들을 선발, 해외연수 기회를 주고있다.

<대농>
인력난으로 자동화설비를 많이 도입하면서 설비를 제대로 가동,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춰 분임조활동을 전개하고있다.
비싼 기계를 들여놓고도 제대로 돌릴 줄 모른다면 그야말로 곤란해 청주면 방공장의 경우는 종래 5∼10명으로 된 작업단위 분임조(총2백17개조)를 지난 7월부터 부서장까지 함께 참여한 설비 분임조로 재구성하기도 했다.
설비가동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 자기가 사용하는 기계의 정비·점검까지 할 수 있는「전문가」가 된다는 게 분임조 활동의 새 목표가 되고있다.

<두산기계>
공작기계 등 생산품의 수입자유화를 계기로 86년부터 프리마(PRIMA:생산성·신뢰성· 개선·주인의식·자주활동 등의 영어약자) 라는 품질향상 소집단운동을 펴고있다.
기술·사무직의 연구회, 현장분임조 등 1백11개팀이 활동, 올 들어 6월까지 만도 지난 한해의 실적 (1백85건) 보다 많은 2백9건의 공정개선을 통해 6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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