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복싱 기량 키우기 안간힘|사상최고 상금 걸고 국제대회 창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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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태국이 상금성격이 짙은 거액을 내걸고 국제아마복싱대회를 유치키로 하는 등 아마복싱에의 막대한 투자로「아시아의 맹주」 한국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북경대회에서 금2·은1·동1개로 한국 (금5·은2·동2) 에 이어 종합성적 2위를 차지한 태국은 내년2월 아마복싱사상 최고액수인 총5만3천 달러(한화 약3천7백만원)를 상금 (명목상으로는 훈련비)으로 내놓고 제1회 아마복싱 최강자 전을 개최키로 했다.
종합우승국에 2만 달러, 준 우승국 1만 달러, 3위를 차지한 국가에 5천 달러를 지급하는 외에 각 체급의 금메달리스트와 은메달리스트에게 1천 달러와 5백 달러씩의 특별 장려금을 수여하기도 한다.
이 같은 액수는 현 월드컵대회 우승자에게 3천 마르크 (한화 약1백40만원), 준우승자에게 2천 마르크, 3위에게 1천 마르크의 격려금이 주어지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것으로 세계복싱 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있다.
이처럼 아마복싱대회에 상금성격의 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은 AIBA (국제복싱연맹)가 지난해2월 카사블랑카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아마추어 복싱선수들에게도 훈련비등은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을 새로이 채택했기 때문이다.
월드컵대회 입상자들에게 올해부터 주어지는 격려금도 이 규정을 근거로 한 것이다.
태국은 또 이번 대회의 참가국으로 세계최강인 쿠바를 비롯, 전통적 복싱강국인 미국·소련·독일·캐나다 외에 아프리카복싱의 선두주자 격인 케냐, 아시아 최강인 한국 등 모두 8개국을 지정했다.
이는 실질적인 세계 8강 (태국포함)이 망라된 것으로 대회의 질적 수준도 올림픽에 다음가는 월드컵대회를 능가할 전망이다.
한편 태국이 l6년의 연륜을 자랑하는 어엿한 국제대회 킹스컵대회가 있음에도 또다시 거금을 투자해 새로운 국제대회를 유치한 것은 그 1차적 목표가「타도한국」에 있다는데 많은 국내 복싱인들의 의견이 일치하고있다.
복싱을 국기로 하는 대국이 세계정상수준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첫 고비가 바로 66년 방콕대회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한번도 종합우승을 놓친 적이 없는 한국인 까닭이다.
태국은 항상 테크닉 면에서 한국보다 한수 아래로 분투를 삼켜야했다고 보고 세계정상의 복서들이 겨루는 대회유치를 계기로 고도의 기량을 바로 대국복싱에 접목시켜·단숨에 한국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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