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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가 밀어올린 10월 수입물가, 전년 대비 19.8%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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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킹달러’의 위세에 지난달 수입 물가가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된다. 다만 원화가치 하락 요인을 제외하면 수입물가는 넉 달 연속 하락했다. 11월 들어 원화가치가 급등(환율은 하락)한 만큼 이후 수입물가가 내릴 가능성도 커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1.5% 상승했다. 지난 9월(3.4%)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7월(-2.6%), 8월(-0.9%) 등 두 달 연속 하락하다 원화가치 급락(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 9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0월 수입물가는 1년 전보다는 19.8% 오르며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입물가가 오른 건 원화가치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컸다. 원화 값은 지난 9월 달러당 1391.59원에서 지난달 1426.66원으로 전달보다 2.5% 하락(환율 상승)했다. 환율 요인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지난 7월(-4.4%)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인다.

국제유가도 넉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9월 배럴당 90.95달러에서 지난달에는 배럴당 91.16달러로 0.2% 상승했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6월 배럴당 113.27달러를 기록한 뒤 지난 7월 이후 석 달 연속 하락해왔다.

수입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소폭이나마 올랐는데도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가 하락이 이어진 건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이다. 수요 감소 등으로 중간재 가격이 계약통화 기준으로 전달보다 1.1% 하락했다. 화학제품(-2.4%),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6%)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플래시 메모리 등은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 과잉으로 하락했고, 화학제품도 수요 감소로 계약 통화기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하며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압력은 높아지게 됐다. 수입물가는 1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CPI에 반영된다. 다만 이달 들어 원화 값이 급등(환율 하락)하는 등 수입물가가 다시 하락할 요인도 많다.

원화 값은 지난달 달러당 1400원대에서 이달 들어 달러당 1310~1320원까지 오른(환율 하락) 상태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값은 1317.6원에 마감했다. 서정석 팀장은 “환율 영향 외에도 세계 경기와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11월 수입물가 동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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