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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탬파행 계약'의 진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주중앙보스턴에서 방출된 최희섭이 최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로 간다는 보도가 나왔다. 에이전트 이치훈씨에 따르면 '2년간 총 180만 달러의 스플릿계약'을 하게 됐다니 오갈데 없던 최희섭으로선 12월 약혼식을 앞두고 최고의 선물을 받은 셈이다.

최희섭이 탬파베이로 가면 광주일고 2년 선배인 서재응과도 한솥밥을 먹게 된다. 두 명의 한국 선수가 투타에서 코리아의 이름을 드높일 것부터 생각하니 여간 신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에이전트 이씨는 "최희섭이 내년 탬파베이 스프링캠프 때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 계약'이란 말까지만 들었을 때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멘트다.

'초청선수(non-roster invitee)'라 함은 팀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것과 같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실제 경기에 뛰는 25인 로스터 외에 잠시 부진하거나 부상 중인 선수까지를 포함한 40인 로스터가 있다. 40인 로스터에 등재돼 있어야만 메이저리그팀 소속인 것이다.

그런데 최희섭측이 밝힌 내용을 가만히 뜯어보면 '이게 과연 정상적인 계약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또 '과연 최희섭이 탬파베이와 계약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도 뒤따른다.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자격이란 점에 주목하면 '2년 계약'은 무의미해진다. 구단들은 스프링캠프 때 40인 로스터 외로 테스트할 필요가 있는 선수들을 별도 초청한다. 이들은 대개 노장이거나 부상으로 활약이 미지수인 선수들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 평가한 뒤 빅리그 또는 마이너리그행 등 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결국 최희섭측이 밝힌 '탬파행'은 '내년 스프링캠프 때 좋은 성적을 내면 탬파베이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조건부다.

한마디로 '최희섭은 아직 테스트를 받아야 할 선수'인 셈이다. 진실이 그런만큼 '2년 계약 180만 달러'라는 말은 에이전트가 너무 앞서간 대목이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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