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개방 대비|은행마다 연구소설립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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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은행들의 연구소설립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시장개방을 앞두고 경영혁신과 은행업무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는「싱크탱크」를 갖춰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업은행 등 3∼4개 은행들이 연구소 설립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은행연합회 등도 기존의 연구소를 확대 개편할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또 제일은행은 최근 서울대교수 2명을 고문교수로 위촉, 은행의 경영자료를 이들에게 제공하고 은행경영전반에 걸쳐 자문을 받고 있다. 고문교수들은 한 달에 한번씩 지점장 급 이상을 대상으로 강연하기도 한다.
현재 가장 큰 규모의 연구소 설립계획을 갖고 있는 곳은 전국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는 지난 1월 현재의 금융경제연구소를 조세금융연구원으로 확대 개편키로 하고 대통령 업무보고까지 마쳤으나 산파역을 맡았던 이규성 재무부장관이 퇴진함에 따라 계획이 일단 보류된 상태였다.
은행연합회는 그러나 재무부가 조세금융연구원을 재무부의 정책연구소로 키울 생각을 갖고 있고 연구소설립에 필요한 2백억 원의 출연금도 이미 금융기관별로 배정해 놓은 상태여서 때가 되면 조세금융연구원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박사학위취득자만 16명이 있는 금융경제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조만간 이를 금융경제연구소로 격상시켜 한국경제의 중·장기과제를 다룬다는 구상이다.
이강남 금융경제연구실장은『연구원들이 다른 연구소들처럼 외부에서 채용한 사람들이 아니라 한 은에 입 행한 후 각 부서에서 실무경험을 쌓다가 해외유학을 통해 학위를 취득했기 때문에 이론과 실무를 함께 갖춘 게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일반은행들 중에서는 상업은행이 내년에 연구소를 설립키로 하고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상업은행은 우선 경제 및 법률관계조사업무를 맡을 종합연구소를 별도법인으로 세우고 조사기능을 점차 확대, 장기적으로는 정보투자자문 업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조흥은행도 종합기획부 내에 연구실을 두고 주로 법률관련조사업무와 행보발행을 맡기고 있는데 앞으로 종합금융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한편 이미 연구소를 갖고 있는 은행들 중에서는 신한은행부설 신한 종합연구소가 가장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구인력만 7명으로 대부분 석사학위소지자들인 점이 특징이다.
신한 종합연구소는 일본경제동향 등 12종의 각종 자료를 발간중이며 일본의 산업정보 등 일본관계자료에 관한 국내 최대의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해외투자연구소(한국수출입은행), 경영연구원(장기신용은행), 금융경제 연구실(국민은행)등 이 최근 2∼3년 사이에 설립돼 조사연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금융시장의 개방과 함께 은행의 겸업추세가 두드러지면 연구소설립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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