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무대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치러야 할 경기도 많다. EPL 상위권 팀의 경우 정규리그, 유럽클럽대항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그컵 등 여러 개의 대회를 병행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탓에 겨울 휴식기도 독일, 이탈리아 등 리그보다 짧다. 올 시즌 EPL은 유독 더 일정이 빡빡하다. 다음 달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선수들은 살인적 일정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EPL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의 생각은 다르다. 10일 영국 더 선은 "토트넘의 에이스 손흥민이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불평하는 스타 선수들에게 일침을 가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솔직히 말하면 힘든 일정이다. 잦은 이동과 집을 떠나 생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축구 선수의 운명이다. 무엇보다 축구 스타는 모두가 꿈꾸는 삶이다. 그러니 불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혹사의 아이콘'이다. 그는 2019년 세계 톱클래스 축구 선수 중에서 지난 시즌 가장 많이 혹사당한 선수로 뽑혔다. 비교 대상 16명 중 출전 경기와 이동 거리 모두에서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16명 중에서 출전 경기와 이동 거리, 두 항목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2017~18시즌 토트넘 53경기, 대표팀 25경기 등 총 78경기에 출전했고, 11만600㎞를 이동했다. 한 바퀴 4만2000여㎞인 지구 둘레를 세 바퀴 가까이 돈 셈이다. 손흥민은 지난해에도 무려 55차례의 공식 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 토트넘은 약 한 달 동안 무려 10경기를 치렀다. 일부에선 '지나치게 경기 수가 많은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당신의 어린 시절 꿈이 뭐였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모두 EPL에서 뛰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꿈을 이뤘다.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불평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토트넘은 13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그래도 손흥민은 묵묵히 뛴다. 손흥민은 "힘든 순간들이 있다. 이 시기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축구 선수의 숙명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빡빡한 경기 일정까지 즐겨야 한다. 그는 이어 "분명한 것은 많이 즐길수록, 행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