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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에서 딥필링으로, 감정 구현하는 인공지능으로[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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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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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톨로지
김성태 지음
이른비

“엄마 내가 진짜 사람이 아니라서 죄송해요. 제발 날 버리지 마세요.”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 에서 11세 인공지능 로봇 데이비드가 인간 엄마에게 울부짖으며 외친 명대사다.

영화가 개봉된 지 20여년이 흐른 지금, 인공지능에 사람의 감정을 입힌다는 상상은 상당 부분 현실로 바뀌고 있다. 미국 시카고 드폴대와 고려대에서 데이터 저널리즘과 데이터 사이언스를 가르쳐온 저자는 이제 딥러닝(deep learning)을 넘어 딥필링(deep feeling)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딥러닝 기술을 통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혁명적인 발전(특이점) 여부는 앞으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계를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느냐는 딥필링 기술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양은 많지만 질 좋은 데이터는 많지 않고, 전수도 아닌데 대표성도 없고, 주로 정형 데이터 위주로 수집 처리돼 감성형 데이터는 분석하기 어렵고…” 저자는 빅데이터에 대한 딜레마를 이렇게 털어놨다. 그는 이를 극복하려면 공학에 기반한 디지털기술에 대한 맹목적 믿음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성과 감정을 성찰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니체, 다마지오 등 인간의 감정을 탐구한 사상가·과학자들의 주장을 소개하며 기술과 인문학의 조화를 강조한다.

이 책은 AI와 메타버스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데이터의 원리를 이해하고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라 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으로 야전병원을 개선한 나이팅게일, 런던의 콜레라 감염자 지도를 그려 오염원이 상하수도라는 사실을 밝혀낸 존 스노우 등 데이터에 관련된 방대한 사례와 인물들도 흥미진진하게 등장한다. 또 별점평가, 알고리즘서비스, 메타버스플랫폼 등 데이터 서비스의 숨어있는 문제점도 지적한다.

빅데이터 기술은 인간이 전지전능해지는 유토피아를 만들지도 모른다. 반면 인간이 AI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노예처럼 살아가는 디스토피아가 닥칠 수도 있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결론 대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저자 룰루 밀러의 말을 인용한다. “과학이 세상을 전부 설명해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착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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