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여지 있는 증거로 영장 외국인 투자 더 줄어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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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론스타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변호사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 대해 미국 뉴욕 월가에선 외국인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국 전문 투자펀드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IIA)의 해리 세거맨 사장은 16일 "몇 차례 영장이 기각된 것으로 볼 때 한국 검찰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증거를 토대로 론스타 관계자들을 구속하려는 것 같다"며 "(범죄인 인도 청구가) 미국 법원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1990년대 이후 최악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 더욱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의 한 컨설턴트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서는 이런 민족주의 정서와 관련된 분쟁이 꽤 오랫동안 있었다"며 "한국은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데 (론스타에 대한 수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우려스럽다"고 보도했다.

?강하게 반발하는 론스타=론스타는 영장 발부에 대해 즉시 "실망스럽다"며 "한국 검찰이 국제 형사관행을 준수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체포영장의 당사자인 엘리스 쇼트 부회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출국이 보장된다면 한국에 들어가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한국 검찰이 이번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려는 건지 우리를 위협하려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재매각은 오리무중=국민은행과 론스타 간의 외환은행 매매 협상은 장기간 표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구속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하종선 현대해상 사장 등에 대한 재판이 2~3년 끌 경우 재매각 협상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론스타 수사를 빨리 끝낼 경우 외환은행 매각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이 이 전 행장과 하 사장을 기소할 때 론스타와 직접 연결되는 부분이 없을 경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파는 데 법률적 장애물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공식 성명 발표를 자제하면서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협상을 재개할 명분을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협상 중단이 계속되면 투자금을 가급적 빨리 회수하려는 론스타 입장 때문에 론스타와 국민은행의 계약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문에 론스타가 새로운 인수 대상자를 물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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