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제학교·교육센터 설치…부산 ‘영어 친화도시’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8면

부산시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등에 발맞춰 영어상용도시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한글 단체 등에서는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논란이다.

부산시는 조만간 부산교육청과 함께 가칭 ‘글로벌 영어상용도시 부산추진단’(이하 추진단)을 구성한다고 12일 밝혔다. 시청과 교육청 공무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이 발족하면 9월 중 관련 용역에 들어간다. 시와 교육청이 각각 추진 전담부서와 협업을 위한 상설기구(추진단)를 구성해 영어상용도시 정책을 본격화 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영어상용도시는 유치원, 초·중·고, 대학생과 시민은 영어를 배우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기회를 더 늘이고, 외국인이 부산에 방문했을 때 관광이나 일생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영어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부산 시민을 위해서는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영어교육 거점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시와 교육청은 기존 부산진구 부산글로벌빌리지와 영도구 (서부)부산글로벌외국어교육센터, 9월 개관을 앞둔 해운대구 (동부)부산글로벌외국어교육센터에 더해 동래권역과 북부권역 등 5개 권역에 센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부산 전역에 2030년까지 500여개를 조성할 예정인 부산형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인 ‘들락날락’도 활용한다. 최근 부산시청 1층 로비에 들어선 들락날락 1호점은 원어민과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놀 수 있는 놀이·독서 공간 4곳과 3차원(3D) 실감형 동화·가상현실(VR)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체험공간 4곳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들락날락과 구·군 평생교육 센터 등을 활용해 부산시민이 실생활에서 영어 교육과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혀나가겠다는 의미다.

국제학교 설립도 영어상용도시 계획 중 하나다. 부산시는 영국 왕실에서 후원하는 로얄러셀스쿨 부산캠퍼스를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설립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예정대로 2025~2026년 개교하면 해외체류 조건 없이 내국인 학생(전체 정원의 30~50%)도 다닐 수 있는 부산지역 첫 국제학교가 문을 열게 된다.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부산 전역의 표지판을 비롯해 식당 메뉴판, 관광 안내서 등에 영어표기 등을 함께 사용하는 식으로 영어권 관광객에게 불편함을 주는 요소를 찾아 이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영어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영어 상용은 영어를 의무적으로 쓰는 공용화가 아니라 국어와 함께 영어에 대한 접근성을 더 넓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추진 되는 것”이라며 “추진단이 구성되면 하드웨어 조성뿐 아니라 영어교육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부분까지 전문가 의견 등 여론 수렴을 거쳐 정책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글 단체 등에서는 부산시의 영어상용도시 추진 본격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산의 34개 시민사회단체와 전국 76개 국어단체가 참여하는 ‘부산 영어상용도시 정책 반대 국민연합’은 최근 부산시청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영어상용도시 정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