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주민 만여명 격렬시위/핵폐기장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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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군간부ㆍ읍장등 6명 옷벗겨 감금/경찰진입 막으려 휘발유 드럼에 폭파장치까지
【태안=박상하기자】 안면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시위가 안면읍에 이어 태안읍ㆍ서산시 등 태안반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관계기사 5면>
이 지역 주민들은 7일 정근모 과기처장관과 면담하고 돌아온 주민대표 박노태씨(45ㆍ안면로터리회장) 등 8명이 「에너지연구소 건설 강행방침」이라는 답변만 듣고 왔다고 발표하자 일제히 반대시위에 나서게 된 것이다.
안면읍 주민 1만여명은 8일 오전10시 안면읍 버스정류장 광장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설 반대대회를 갖고 포클레인 등 중장비까지 동원,창기리 연륙교까지 10㎞ 구간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1백20개 상가가 철시했다.
주민들은 이어 8일 오전 승언리 47 조계산 수목원까지 2.5㎞ 구간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낮12시쯤 태안군청 공보실장 이영세씨(47) 등 5명의 옷을 팬티만 남긴채 모두 벗겨 불태웠고 손을 뒤로 묶어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쳐놓은 휘발유를 가득 넣은 드럼통 10개 위에 앉혀 놓았다가 낮12시50분쯤 안면읍사무소 상황실에 마련한 투쟁대책위 본부로 옮겨 계속 감금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갈비뼈가 부러져 업혀갔으나 치료도 못받게 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 이날 낮12시쯤 안면읍 상수도 배수장에 나와있던 안면읍장 조한식씨(57)를 붙잡아 오후2시 현재 옆의 창고에 가두어 두고 있다.
주민들은 경찰이 감금돼 있는 이들 6명을 구출하려고 작전을 펼 것에 대비,휘발유를 채운 드럼통과 폐타이어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가스를 이용한 폭파 장치까지 해 놓은 바람에 전경 2개 중대가 접근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이에앞서 이날 오전11시10분쯤 안면읍 한국전력 안면출장소 앞길에서 경찰지서장이 탄 차를 곡괭이 등으로 부수고 불태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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