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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침수 차량…중고차 안전벨트 새거면 더 의심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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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 8월 폭우에 이어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덮치며 차량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보험사 침수차량 집결 장소에 차량이 모여 있다. [뉴스1]

지난 8월 폭우에 이어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덮치며 차량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보험사 침수차량 집결 장소에 차량이 모여 있다. [뉴스1]

지난달 집중호우로 1만대 넘는 차량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번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4100여대가 넘는 차량이 침수 피해를 당했다.

12개 손해보험사에 6일 오후 3시까지 접수된 힌남노에 따른 차량 침수 피해는 총 4104건(추정)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은 336억4200만원으로 파악됐다. 이 중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는 3488건, 추정 손해액은 285억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집계이므로 앞으로 침수 피해 차량 건수와 피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앞서 손보업계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집중호우로 같은 달 8일부터 23일까지 손보사에 접수된 침수 차량은 1만1988대, 추정 손해액은 1549억원이었다.

중고차 진단·보증 전문기관인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는 “침수 차량 중 일부는 폐차가 불가피한 데도, 침수 사실을 숨기고 차량을 매매하는 잘못된 경우가 있다”며 “특히 자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침수 차량이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진단보증협회에 따르면 침수 차량을 확인하려면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카히스토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고 기록과 침수 정보를 조회하고 차량 상태를 꼼꼼히 봐야 한다.

안전벨트나 볼트로도 구분할 수 있다. 안전벨트 끝부분에 흙이 묻어 있으면 당연히 침수 여부를 의심해봐야 하고, 앞뒤 좌석에 달린 벨트가 모두 새것이면 오히려 침수 여부를 의심해 볼 만 하다. 침수 피해를 봐 새것으로 교체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볼트와 너트도 페인트가 벗겨져 있거나 흙이 묻어 있으면 침수 차량일 가능성이 크다.

침수 차량은 시트 밑에 곰팡이가 피어 있거나, 물 썩는 냄새가 나기도 한다. 정욱 자동차진단보증협회장은 “침수차로 의심되는 차량의 경우 국가 공인 자동차진단 평가사에게 상담을 받으면 보다 안전하게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도 최근 폭우로 침수된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최근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전손(全損·수리비가 피보험 차량의 가액을 초과하는 경우) 처리된 자동차는 반드시 폐차해야 하지만, 부분 침수 차량은 수리 등을 거쳐 여전히 중고차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토부는 보험개발원과 자동차매매연합회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침수 사실 은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침수 이력 관리 체계를 보강하는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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