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힌남노 악몽' 재현 막아야…일찌감치 태풍 '카눈' 대비나선 포항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직격탄을 맞은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된 모습. 이 지하주차장에서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 경북소방본부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직격탄을 맞은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된 모습. 이 지하주차장에서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 경북소방본부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큰 인명·재산 피해가 났던 경북 포항시가 제6호 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태풍 피해가 재현되지 않도록 일찌감치 태풍 대비에 나선 모양새다.

오는 9~11일 전국 태풍 직접 영향권

포항시는 지난 6일 시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태풍 ‘카눈’ 북상과 관련해 상황판단 회의를 열었다. 태풍이 경로를 바꿔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면서다. 기상청은 태풍 ‘카눈’이 오는 10일 경남 해안에 상륙해 북서쪽으로 진행하며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9~11일 전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상황판단회의에는 포항시 전체 부서장과 읍·면·동장뿐 아니라 해병대 1사단, 포항남·북부경찰서, 남·북부소방서, 포항철강관리공단, 한국농어촌공사, 포스코 관계자 등도 함께 참석해 태풍 이동 경로와 기상 전망을 공유했다.

지난 6일 경북 포항시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태풍 '카눈' 북상과 관련해 상황판단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포항시

지난 6일 경북 포항시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태풍 '카눈' 북상과 관련해 상황판단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포항시

포항시가 태풍 예상 상륙 시점보다 나흘 앞서 상황판단회의에 나선 것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에 따른 인명·재산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힌남노’ 할퀴고 간 포항…10명 숨져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집중호우로 10명(포항 9명·경주 1명)이 숨지는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주택 4005가구와 농작물 1721㏊가 침수됐다. 또 도로와 다리 등이 유실돼 533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기록적인 폭우(509.5㎜)가 쏟아진 포항시 남구 오천읍은 냉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7명이 사망했다. 인근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이 침수돼 수 개월간 공장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포항시는 집중호우로 도심이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저수지 사전 방류 조치와 배수펌프장 가동, 배수로 정비, 양수기 등 배치에 집중하고 상황에 따라 위험지역 주민·자동차 통제, 주민 대피를 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지난 6월 도심 침수 상황을 가정해 ‘극한호우 대처와 주민대피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7일 오전 6시 기준 가고시마현 아마미시 동남동 170㎞ 해상에 위치한 카눈이 이날 동쪽으로 나아가다가 진로를 북향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1일 오전 3시쯤에는 한반도 중부 서울 일대를 통과하고, 12일 같은 시각에는 북한을 가로지를 것으로 예상됐다. 뉴스1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7일 오전 6시 기준 가고시마현 아마미시 동남동 170㎞ 해상에 위치한 카눈이 이날 동쪽으로 나아가다가 진로를 북향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1일 오전 3시쯤에는 한반도 중부 서울 일대를 통과하고, 12일 같은 시각에는 북한을 가로지를 것으로 예상됐다. 뉴스1

하천범람 위험 지역에는 차수판 시설을 점검하고 배수로 확보, 모래주머니 사전 배치 등 침수 방지 대책을 먼저 마칠 계획이다. 재해취약지역과 시설은 사전점검을 강화하고 긴급 안전조치를 하는 한편 응급대처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확보할 방침이다. 또 강풍을 대비해 옥외시설물과 공사장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도심 침수 대비 점검…주민대피 훈련도

태풍 상륙 전후 위험 발생 징후가 나타나면 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고 위험지역 차량 이동 조치, 전통시장과 상가 시설물 점검, 하우스 등 농업시설물 사전 점검, 소형어선 육지 인양과 대피 등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은 “태풍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재산피해도 최소화될 수 있도록 비상근무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시민께서는 태풍 정보에 관심을 갖고 외출을 자제하고 각별히 유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동빈내항에는 제6호 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일찍 조업을 마친 어선들이 피항하고 있다. 기상청은 기상청은 오는 수요일인 9일부터 금요일 11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뉴스1

지난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동빈내항에는 제6호 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일찍 조업을 마친 어선들이 피항하고 있다. 기상청은 기상청은 오는 수요일인 9일부터 금요일 11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이 태풍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뉴스1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오는 10일 오전 9시 부산 남서쪽 약 90㎞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 카눈은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 초속 35m로 강도를 ‘강’수준으로 유지하겠다. 카눈은 시속 16~25㎞ 속도로 북북서쪽으로 진행해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11일까지 강풍반경(초속 15m 이상 바람이 부는 반경)은 250~350㎞, 최대 풍속은 초속 24~35m에 달해 전국 대부분 지역이 강한 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보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