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신진서, 화살이 두 개

〈결승 2국〉 ○ 신진서 9단 ● 박정환 9단

장면 2

장면 ②=결승 1국은 신진서가 이겼다. 수많은 대국에서 신진서는 박정환을 압도했다. 더구나 이번엔 3번기 중 첫판을 이겼으니 신진서의 우승은 떼 놓은 당상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세상일은 알 수 없다. 화살 두 개 가진 자가 한 개 가진 자에게 지는 일은 흔하다. 신진서가 백△로 씌우자 박정환은 손을 빼고 흑1 벌린다. 여기서 백2로 침입하자 흑3의 공격. 백의 다음 전략이 어렵다. 단순히 A로 달아나는 것은 척 봐도 고수의 바둑이 아니다.

AI의 구상

◆AI의 구상=AI 역시 버리기에는 크고 단순히 달아나는 것은 무책이라고 봤다. 그래서 백1로 붙여 곧장 타개하는 것을 주문한다. 흑2엔 3의 절단으로 7까지 터를 잡는다. 사실 이 수순은 프로에게 전혀 어렵지 않다. 다만 이렇게 사는 것이 좋으냐 하는 판단이 어려울 뿐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신진서는 상변을 놔둔채 백1로 잡았고 박정환도 흑2로 잡았다. 흑의 그래프가 약간 오른다. 백3도 조금 헤펐던지 차이는 0.5집까지 벌어진다. 그러나 이런 차이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어서 씁쓸한 느낌마저 준다. 승부와 무관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