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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1740원대, 두달 만에 반등…"가을 지나 더 오를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한 차량이 경유를 주유하고 있다.   뉴스1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한 차량이 경유를 주유하고 있다. 뉴스1

6월 말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던 국내 기름값이 두 달 만에 반등했다. 국제유가 변수가 큰 만큼 향후 가격 추이는 관망해야 하지만, 가을을 지나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각각 L당 1741.41원, 1850.76원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 새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한 지난달 26일 1737.77원, 1838.58원과 비교하면 4~12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주유소에서 파는 휘발유·경유 값은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던 6월 30일 L당 2144.9원, 2167.66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후 7월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율 확대(30→37%)와 국제유가 하락 등이 겹치면서 꾸준히 하향 그래프를 그렸다.

하지만 지난달 말에 접어들면서 가격 하락 폭이 둔화했고, 26일 이후엔 올랐다가 소폭 내리는 식의 보합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유는 일주일 만에 12원 넘게 오르면서 휘발유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8월 4주차 국내 정유사의 공급가격도 휘발유는 전주 대비 5.2원 상승, 경유는 28.3원 상승했다. 한편 지역별 휘발유 가격(8월 5주차)은 서울이 1812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가 1686.8원으로 제일 낮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처럼 국내 기름값 하락세가 꺾이고 반등한 건 최근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대를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상태다. 8월 4주차 평균 가격은 98.7달러로 2주차(92.9달러)에 비해선 올랐다. 휘발유·경유 등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지난달에 올랐다가 이달 초에 다시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국제 원유와 석유제품 시장은 주요 산유국의 움직임, 강(强)달러로 대표되는 환율 등의 변수가 이어지며 불안정한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때문에 가격이 내려갔다가 석유제품 수요 등이 줄지 않으면서 최근 보합세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선 국제 가격 추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내 판매가는 보통 국제 유가로부터 2주 정도의 시차를 지나 반영된다.

앞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추세상 확 뛰진 않겠지만, 7~8월처럼 뚜렷한 내림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하락세를 멈춘 국제유가가 현 수준에서 유지되다가 난방이 시작되는 11월께 올라갈 여지가 있다"면서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증·감산 여부 등 공급 측면에서의 변수가 큰 만큼 가격 추이를 당분간 살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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