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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지한파 언론인’ 테오 좀머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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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테오 좀머

테오 좀머

독일의 대표적 지한파 언론인인 테오 좀머(사진) 전 디 차이트(DIE ZEIT) 편집장 겸 발행인이 22일(현지시간) 9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는 좀머가 함부르크에서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별세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디 차이트는 성명에서 “디 차이트를 정열과 실행력, 영리한 판단력, 특유의 쾌활함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열려있는 자유롭고 논쟁을 지향하는 신문으로 결정적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거대한 언론인에 고개를 숙인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미국 시카고대에서 역사학·정치학·국제관계학을 전공한 좀머는 독일 튀빙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58년부터 디 차이트 정치주필로 활약했다. 73~92년엔 디 차이트 편집장을, 이후 2000년까지는 공동 발행인을 역임했다. 이후엔 대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외교 국방정책 분야에서 주로 활약했으며, 69∼70년에는 서독 총리를 지낸 헬무트 슈미트 당시 국방장관 아래 정책기획실에서 국방백서를 발행하는 데 관여하기도 했다.

좀머는 한국과 독일의 전문가 논의 틀인 한독포럼 초대 공동의장(2002년~2008년)을 지낸 대표적 지한파 언론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독일 연방 1급 공로 훈장과 연방군 금 무공훈장, 한국 수교훈장 숭례장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4년 고(故) 김영희 중앙일보 국제문제 대기자와의 대담에서 통일을 위한 조건으로 정치인의 기민함과 주변국과의 협조를 꼽았다. 그는 또한 “북한의 비핵화는 협상의 선결 조건이 아니라 협상의 과정에서 논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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