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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0.25%P씩 인상 바람직"…그래도 빅스텝 치우진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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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국은행이 올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정점 시점을 늦어도 10월로 전망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앞으로 금리 인상은 0.25%포인트씩 '베이비스텝'이 적절하다고 예고했다. 다만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통화정책 '카드'에서 배제하진 않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2.08.0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2.08.0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지난번 금융통화위원회 때 예측한 대로 해외 요인이 큰 변동이 없을 경우 물가가 앞으로 2~3개월간 6%를 넘어선 후 조금씩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흐름이 예상대로 이어지면 추가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6.0% 상승해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7월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빅스텝을 아예 테이블에서 치운 것은 아니다. 이 총재는 “예상했던 물가 기조를 벗어나면 정책 폭과 크기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이 경우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선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지금 확답하긴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분기 경제성장률을 0.3% 정도 전망하고 있었는데, 실제 소비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나 2분기 성장률은 0.7%로 나왔다"며 "아직 국내 경기는 크게 나빠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보다 낮을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지켜보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지금 확답하긴 이른 게 아닌가 싶고 10월쯤 해외 자료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가능성은 내비쳤다. 이날 한국은행은 업무보고자료에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5월) 전망수준(2.7%)을 소폭 하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에서도 "올해 한국 경제가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그것보다 다소 낮아지고, 2% 중반 정도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구(IMF)도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췄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편, 한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한은은 "외국인 국내 증권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증권자금은 금리 격차 말고도 국내외 경제 여건과 환율 전망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거 세 차례 한·미 금리 역전기에도 오히려 순유입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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