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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대가 뽑은 '이상적인 도시 20위'에 상하이, 선전 없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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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20대는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을까?

중국 빅데이터 분석 업체 DT재경(財經),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알려진 라이프스타일 앱 샤오홍슈(小红书)와 중국 사회과학원 사회학 연구소가〈중국 젊은 세대가 선택한 도시 및 새로운 요구에 대한 인사이트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의 지우우허우(95后), 링링허우(00后)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연구 데이터를 살펴보면, 소위 MZ세대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그 기준이 이전 세대와 다름을 볼 수 있다.
*설문조사에는 2025명이 참여했고, 지우우허우와 링링허우가 응답자의 86.6%를 차지했다. 2022년 6월 23일 기준

현재 30대인 바링허우(85后)와 지우링허우(90后), 그리고 더 이전 세대의 청년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구하거나 기존 도시에 갖춰지지 않은 인프라 혜택을 누리기 위해 대도시로 오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20대는 이전 세대가 정의한 도시 이동 논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활이나 필요에 따라 기준을 설정하고, 스스로 나에게 딱 맞는 도시를 찾는 경향이 짙다.

중국의 소셜 앱인 샤오훙슈에는 20대들이 '자신이 살고 싶은 도시의 조건'을 쓴 메모장 스크린샷이 공유됐고, 다른 이용자들은 해당 조건을 갖춘 도시를 댓글로 추천했다. 이들이 원하는 도시의 조건은 '집값이 낮은 곳', '대형 백화점이 있는 곳', '공기가 너무 습하지 않은 곳', '사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에 눈이 있는 곳', '지역 특성 상 매운 음식을 먹기 쉬운 곳', '자연재해가 잘 발생하지 않는 곳', '인근에 고속철도 역이 있는 곳', '상급 병원 3곳 이상' 등, 꽤 구체적으로 본인의 선호나 필요가 반영돼 있다. 중국 20대에게 교통수단, 교육, 의료 등의 기반 시설은 당연하게 갖춰야 할 요소였고, 그 외에 추가로 도시의 환경이나 날씨, 음식 등의 요소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현재 사는 도시를 떠나 다른 도시에서 살고 싶어하며, 링링허우의 35.7%는 내게 맞는 도시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 답했다. 이들은 살기 좋은 도시에 대한 데이터를 여행, 인터넷 검색, 전문가 의견 및 연구 데이터를 통해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80년대, 90년대생의 경우 여행하고 직접 체험한 뒤 살기 좋은 도시를 선택했지만, 링링허우는 인터넷 검색과 타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발견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기존 지식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도시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타인의 지식, 경험을 통해 일차적으로 살고 싶은 장소를 선별한 뒤, 심층적인 경험과 연구로 단계를 이동한다.

특히 링링허우는도시 생활의 풍요로움 분위기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시관, 서점, 콘서트장이 있어 문화나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활력이 넘치는 도시를 원한다는 비율이 20대는 40%, 30대 중반 이후는 19%로 차이를 보였으며, 도시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비율 역시 20대는 36.7%, 30대 중반 이후는 25%로 타 조건에 비해 큰 격차를 보였다.

다시 말해, 링링허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도시는 일과 즐거움의 균형이 잡힌 삶이다. 이들은 의식주는 물론이고 교통의 편리함, 관심 있는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접근성, 같은 생각을 가진 또래를 찾고 그들과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도시를 원한다. 샤오훙슈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인기 도시 20곳을 발표했다.

중국의 20대는 ①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곳, ② 생활의 편리성, ③ 취업 기회, ④ 교통 중심지, ⑤ 또래 친구 네트워킹이 수월한 곳, ⑥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⑦ 상업적으로 발전한 곳, ⑧ 신선감이 느껴지는 곳을 이상적인 도시로 꼽았다.

중국의 20대는 ①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곳, ② 생활의 편리성, ③ 취업 기회, ④ 교통 중심지, ⑤ 또래 친구 네트워킹이 수월한 곳, ⑥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 ⑦ 상업적으로 발전한 곳, ⑧ 신선감이 느껴지는 곳을 이상적인 도시로 꼽았다.

중국 20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도시

1위 창사(长沙)
2위 쿤밍(昆明)
3위 청두(成都)
4위 주하이(珠海)
5위 난닝(南宁)
6위 다롄(大连)
7위 우시(無錫)
8위 충칭(重庆)
9위 구이양(贵阳)
10위 칭다오(青岛)
11위 쑤저우(苏州)
12위 시안(西安)
13위 샤먼(厦门)
14위 선양(沈阳)
15위 푸산(佛山)
16위 취안저우(泉州)
17위 광저우(广州)
18위 톈진(天津)
19위 닝보(宁波)
20위 후이저우(惠州)

왼쪽부터 창사, 쿤밍, 청두의 도시 전경 [사진 셔터스톡]

왼쪽부터 창사, 쿤밍, 청두의 도시 전경 [사진 셔터스톡]

왼쪽부터 주하이, 난닝의 도시 전경 [사진 셔터스톡]

왼쪽부터 주하이, 난닝의 도시 전경 [사진 셔터스톡]

20위권에 속한 도시 가운데는 창사, 청두, 충칭, 칭다오, 시안, 샤먼, 광저우 등 친숙한 곳도 있지만, 주하이, 난닝, 다롄, 우시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의 경우는 기존 다양한 도시 순위 지표로는 상위권에 랭크되기 어려웠던 도시로, 실 거주자들의 경험이 반영된 결과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창사, 청두, 충칭, 선양은 집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이 많은 도시, 쿤밍, 주하이, 다롄은 쾌적한 기후, 칭다오, 쑤저우, 난닝, 주하이는 여유로운 삶과 쾌청한 날씨를 이유로 많은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 높은 물가 등 현실적인 이유 때문인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국가 정치, 경제를 주도하는 대도시는 순위권 내에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의 20대는 더 이상 대도시와 고향 중 하나로 선택지를 국한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도시를 찾기 위해 그들은 보다 자유롭고, 내면에 집중하며, 능동적이다.

도시에 대한 이해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삶에 대한 이해'가 변화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30대인 청년들이 도시 선택에 있어 직장을 잡고 가정을 꾸리는 것을 고려했었다면, 20대는 성장기에 겪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인터넷의 발전으로 풍요의 시대 속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정신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MZ 세대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MZ 세대 [사진 셔터스톡]

미국의 정치학자 로널드 잉글하트(Ronald Inglehart)의 이론에 따르면, 사회가 어느 정도의 발전 단계를 거치게 되면 '높은 수준의 실존적 안정성'을 갖춘 상황에서 삶을 영위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선택의 자유와 권리 등의 가치를 내면화하게 되는데, 중국의 20대가 자국이 고도의 발전을 이루던 시기에 성장기를 보냈기에 이런 선택이 가능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SNS나 서비스 플랫폼 덕에 3, 4선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이들도 1선 도시에 못지않은 정보를 습득하고 즐길 수 있어, 도시의 경계가 많이 흐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개성이 강하고,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아는 중국의 20대.

그러나 그들이 이상만 좇고, 현실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도시를 선택할 때, 집값이나 물가가 저렴한 곳을 중요하게 여기며 취업이나 고용 기회가 많은 곳을 우선순위에 둔다. 이들은 개인의 발전, 성장, 가치에 대해 깊게 고뇌하며, 주어진 현실 속에서 자신에게 최선인 공간을 찾고, 그 가치를 누리며 살고자 노력한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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