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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강댐 또 무단방류…임진강 행락객 긴급 대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4일 오후 2시30분쯤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주변과 하류 일대에는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고 행락객 대피 방송이 나왔다.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으니, 강 바깥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이었다. 강가에서 낚시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던 행락객들은 대피 방송에 놀라 강 바깥으로 긴급 대피했다.

북한이 황강댐 방류 시 사전에 통보해달라는 우리 측의 거듭된 요청에도 이날 또다시 무단방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연천군과 한강홍수통제소 등에 따르면 임진강 최북단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 수위는 이날 오후 1시쯤부터 갑자기 불어나기 시작했다. 10분마다 2~3㎝씩 상승하기 시작해서 오후 2시30분쯤엔 하천 행락객 대피 수위 1m를 넘어섰다.

임진강 유역은 필승교 수위에 따라 4단계로 관리된다. 수위가 1m를 넘어서면 하천 행락객 대피, 2m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 단계, 12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 단계를 각각 발령한다.

연천군 관계자는 “임진강 유역은 물론 연천 지역에는 이틀째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는데 수위가 급격히 불어난 것을 보면 북한 황강댐이 예고 없이 방류한 것 외에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한강홍수통제소 측도 이같이 분석하고, 연천군 측에 대응 주의 단계 발령을 요청했다.

북한 황강댐(총 저수량 3억5000만t)과 연천 군남댐(총 7100만t) 간 거리가 57㎞로 가깝다. 황강댐에서 방류하면 불어난 물은 4시간 정도면 남측에 다다른다. 2009년 9월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야영객 6명이 숨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그해 10월 남북이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접촉을 하고 사전에 댐 방류를 통보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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