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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리투아니아-칼리닌그라드 러시아 화물 정상화 타협 중"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로 향하는 리투아니아 경유 러시아 열차. [AP=연합뉴스]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로 향하는 리투아니아 경유 러시아 열차. [AP=연합뉴스]

칼리닌그라드행 화물 운송 제한 조치로 리투아니아와 러시아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지자 유럽연합(EU)이 중재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리투아니아는 자국을 거쳐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화물 운송을 제한해 러시아와 갈등을 빚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EU는 칼리닌그라드행 화물 중 철강 등 일부 핵심 산업 자재를 대러 제재 품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익명의 관계자는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일부이기 때문에 국제 교역이 아닌 자국 내 물자 수송으로 보고 EU 제재에서 제외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칼리닌그라드가 면한 발트해를 통해 화물 수출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리투아니아와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폴란드 사이에 고립된 칼리닌그라드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양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U가 중재한 협상안이 다음 달 초 타결된 후 수일 내 화물 운송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U는 러시아가 리투아니아의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이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로이터는 "서방은 주요 7개국(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거듭 강조했으나, 러시아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유지하면서 러시아와 긴장 고조 상황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철로가 복구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군사력을 동원해 어떻게든 본토를 잇는 육로를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 관리는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에 성스러운(sacred) 존재"라며 "러시아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협점을 찾는 게 우리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리투아니아 외무부 대변인은 "EU와 제재 관련 협의를 지속하겠다"며 "블록 차원에서 변경된 제재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리투아니아는 지난 18일부터 EU 제재 대상 상품의 리투아니아 경유 운송을 중단했다. 운송 제한 품목은 철강, 콘크리트, 건설 자재, 금속 등 전체 리투아니아 경유 러시아 화물의 절반가량이다. 타협안이 무산되면 내달부터 제재 품목은 시멘트, 알코올 등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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