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학과「혼동」지원 낭패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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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91학년도 전기대 입시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전국의 수험생들은 막바지 정리학습과 함께 지원·대학 및 학과선택을 놓고 고심중이다. 대학 및 학과선택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 실력 등을 신중히 고려한 끝에 이뤄져야 하지만 선택에 앞서 지원대학 및 학과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세부적인 입시정보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수험생들이 흔히 혼동하기 쉬운 유사학과에 관해 정리하고 무심코 간과하기 쉬운 선택교과 지정제도 및 과목별 가중치제도에 대해 알아본다.
◇유사학과=전국의 4년제 대학에 설치되어있는 학과는 약4백50개에 달한다. 이중에는 학과의 명칭은 유사하지만 학문의 성격은 아주 다르거나 학과의 명칭은 상이하나 학문의 성격은 비슷한 것이 많아 잘 모르고 지원한 수험생들이 뒤늦게 방황하고 갈등에 빠져드는 수가 많다.
유사학과의 성격을 몇개의 패턴으로 나눠 정리해 본다.
▲기본 학문성격은 같지만 조금씩 전문화된 경우=서울대·경북대·전북대·전남대·영남대 등에서는 법학과를 사법학과와 공법학과로 나누고 있다. 이처럼 과를 분리한 것은 사법학과에서는 주로 판·검사나 변호사같은 법조인을, 공법학과에서는 주로 행정공무원·외교관 등 정치·경제분야의 지도자를 양성하자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기본이 되는 학문은 같으나 배움의 내용이 조금씩 전문화된 학과로는 농경영학과·산림 경영학과·산업경영학과· 공업경영 학과 등을 예로 들수 있다.
▲학과 명칭은 유사하나 교과 과정이 다른 경우=사회복지학과와 산업복지 학과는 서로 비슷한 것 같으나 사회복지학과는 산업화·기계학·도시화에 따른 빈부 격차·실업·주택·교통·위생등 제반 사회복지 문제의 해결을 목표로 하고있는 반면 산업 복지학과는 국가·기업·노동조합·민간단체 등의 근로자와 그 가족의 지속적 복지 증진을 위한 제도·시설·서비스 체계의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화학공학과와 공업화학과의 경우 화학공학과에서는 화학공정의 화학적인 원리보다 공학적인 것에 더 비중을 두나 공업화학과는 그 반대다.
화학공학과는 화학 엔지니어를 배출해내는데 중점을 두는 반면 공업화학과에시는 일련의 화학 공정에 대한 연구원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보 관리학과와 정보 공학과의 경우 정보 관리학과(인문계열)가 정보학의 이론과 실제를 배우고 이를 기반으로 각종 문헌정보의 관리·연구조사 방법 및 전산처리를 학습하는 반면 정보공학과(자연 계열)에서는 컴퓨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컴퓨터통신·정보이론 등에 관해 공부한다.
▲학과 명칭은 상이하나 교과 과정이 유사한 경우=도서관학과와 문헌정보학과는 지식의 기록과 정보를 수집·관리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전문기술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무기재료 공학과와 요업공학과는 금속을 제외한 무기 재료에 관해 연구하는 분야인데 무기재료 중에서는 전통적으로 규산염화물인 요업재료가 도자기·유리·벽돌·단열재등의 형태로 제품화되어 널리 이용되어 왔으므로 사실상 같은 내용을 공부하는 셈이다.
◇선택교과 지정제도=대학이 선택과목인 실업과 제2외국어 가운데 하나를 지정, 그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만이 그 대학의 학과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88학년도 입시부터인데 취지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입학후의 전공분야와는 무관하게 득점이 손쉬운 과목만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고교 교육과 대학교육간의 연계성을 살려보자는 것이다.
91학년도 입시의 경우 서울대·고려대·연세대·가톨릭대·감리교신학대·전북대·전남대·조선대·경북대·부산대·대구가톨릭대 등 11개 대학이 제2외국어를 선택 교과로, 대한체육과학대·목원대 등 2개 대학이 실업을 선택교과로 지정하며 그외 대학들은 자유선택이다.
수험생들이 유의해야할 점은 선택과목을 필수로 지정한 대학에서도 단과대별 혹은 학과별로 선택과목 지정여부가 달라지므로 이를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의 경우 인문계에서는 인문과학대·사회과학대·경영대(경영학과) 농과대(농경제학과) 법과대(법학과) 사범대, 자연계에서는 자연과학대·약학대(약학과·제약학과), 예체능계에서는 음악대·미술대가 제2외국어를 지정하며 그외에는 선택 과목이 지정되지 않는다.
고려대의 경우 법과대(법학과) 경영대(경영학과·무역학과) 문과대·정경대·농과대(농업경제학과) 사범대(교육학·가정교육·국어교육·영어교육·지리교육·역사교육학과)의과대 (의예과)를 제외하고는 제2외국어를 선택으로 지정하지 않는다.
◇과목별 가중치제도=전공계열 또는 학과의 특성에 따라 요구되는 능력 및 자질과 관련이 높은 교과목에 일정비율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다.
91학년도 입시에서는 외대·포항공대·부산대·충북대·한국해양대·경상대·감리교 신학대·장로교 신학대 등 8개 대학이 1백12개학과에 걸쳐 17개 교과목을 대상으로 가중치를 적용한다.
경상대를 예로 들면 ▲영문·불문·독문·일문과(외국어교육과 포함)의 경우 영어·불어·독어·일어에 ▲사학과는 제2외국어에 ▲사회교육과는 사회에 ▲국민윤리 교육과는 국민윤리에 ▲가정교육과는 가사에 ▲수학교육·농공·농업기계공·수학·통계학과는 수학I·수학Ⅱ에 ▲물리학과는 물리I·Ⅱ에 ▲화학과는 화학 I·Ⅱ에 과목별 가중치를 적용, 해당과목 취득점수의 10%를 가산해준다.
예를 들어 경상대 영문학과를 지망한 수험생의 영어과목 점수가 30점이면 취득점수의 10%인 3점이 더해져 33점이 되는 것이다. 10%의 가산점은 경상대뿐만 아니라 가중치를 적용하는 모든 대학에서 동일하다.
수험생들이 주의해야할 점은 가중치를 적용하는 학과를 1지망으로 했다가 2, 3지망을 가중치적용에서 제외된 학과를 선택했을 경우 1지망에서 탈락되면 가중치 적용과목의 가산점이 제외된채 사정된다는 것이다.
이밖에 경상대(자연계열) 제주대·순천대·여수수산대·대구대·대전대(수학·물리학과) 성신여대·수원대·순천향대(수학·물리·화학과)한림대·포항공대(자연계열)등 11개 대학에서 전국 고교생수학·과학경시대회 입상자의 입상과목에 대해 입시 점수의 10% 가산점을 부여한다. 단 포항공대는 수학과목 입상자에 한해서는 취득점수의 5%가산점만을 인정한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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