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유화는 통화정책 수립에 “걸림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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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은창립 40돌 심포지엄… 4개국 총재단 주제발표/“급변 금융환경에 중앙은행은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미국ㆍ영국ㆍ독일ㆍ일본 등 4개국의 중앙은행 총재단이 참가하는 「금융자유화 및 통화정책 심포지엄」이 국내금융계ㆍ학계인사 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한국은행 본점 강당에서 열렸다.
국내금융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한은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통화 및 금융정책의 문제점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심포지엄에는 미에노 야스시(삼중야강) 일본은행총재,제럴드 커리건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헬무트 슐레징거 독일연방은행 부총재,에드워드 조지 영란은행 부총재 등 4명이 주제발표를 했다.
이들 4개 중앙은행총재단은 주제발표를 통해 『금융자유화의 추진이 세계 경제전반에 유익한 영향을 미쳤으나 통화정책의 수립 및 집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급변하는 금융환경속에서 중앙은행은 무엇보다 인플레압력과 금융자유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건 한은총재는 개회사에서 『금융자유화가 경쟁촉진을 통해 금융의 효율화 및 형평을 제고하는데 기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통화수요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킴으로써 통화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정책의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헬무트 슐레징거 독일 연방은행부총재는 『동ㆍ서독의 통화통합이후 동독의 통화금융정책권한이 서독연방은행에 귀속됨에 따라 당초 우려했던 인플레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지나친 재정적자 확대는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민간투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재정면에서 긴축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 미에노 야스시 일본은행총재는 『90년대 중앙은행의 과제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의 안정』이라고 강조하고 『금융자유화와 국제화가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중앙은행은 금융제도의 건전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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