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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유자효씨 8번째 시집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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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방송인 유자효(56)씨는 사실은 부지런히 시를 쓰는 어엿한 시인이다. 1967년 신아일보 백일장에서 노산 이은상 선생의 심사로 시조가, 68년 같은 신문 신춘문예에서 미당의 심사로 시가 입선한 유씨는 지금까지 '성 수요일의 저녁' '지금은 슬퍼할 때' 등 7편의 시집을 펴냈다.

유씨가 최근 여덟번째 시집 '아쉬움에 대하여'(책만드는집)를 출간했다. 오랫동안 현장기자 생활을 해온 이력에 어울리게 뉴욕 9.11 테러사건이나 이라크 전쟁이 시적인 관심 대상이 된 것은 자연스럽다. 평론가 박호영씨의 지적대로 시조가 뒤섞여 있고 선시풍의 시도 배치해 놓은 다양한 시도는 인상적이다.

"스님 말씀하시길/팔뚝에 얹은 쑥의 불길이 '따끔'하는 순간/무수한 과거의 업장이 소멸됐으니/다시는 업을 짓지 말라 하셨다//기가 막혀라/한순간에 수천 생이 백지 되다니"('연비' 전문)

'짧을수록 좋을 것이다. 비명이면 더 좋을 것이다'라고 머리말에서 밝힌 대로 유씨의 시들은 짧은 시편들이 더 눈길을 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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