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가 최근 여덟번째 시집 '아쉬움에 대하여'(책만드는집)를 출간했다. 오랫동안 현장기자 생활을 해온 이력에 어울리게 뉴욕 9.11 테러사건이나 이라크 전쟁이 시적인 관심 대상이 된 것은 자연스럽다. 평론가 박호영씨의 지적대로 시조가 뒤섞여 있고 선시풍의 시도 배치해 놓은 다양한 시도는 인상적이다.
"스님 말씀하시길/팔뚝에 얹은 쑥의 불길이 '따끔'하는 순간/무수한 과거의 업장이 소멸됐으니/다시는 업을 짓지 말라 하셨다//기가 막혀라/한순간에 수천 생이 백지 되다니"('연비' 전문)
'짧을수록 좋을 것이다. 비명이면 더 좋을 것이다'라고 머리말에서 밝힌 대로 유씨의 시들은 짧은 시편들이 더 눈길을 끈다.
신준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