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온라인강의 못들을까봐…" 폰 훔친 인니 아빠, 용서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트리뷴뉴스 캡처]

[트리뷴뉴스 캡처]

"고교생 아들이 온라인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휴대전화가 필요한데, 사줄 돈이 없어서…."

인도네시아에서 이같은 이유로 휴대전화를 훔친 아버지가 용서를 받고, 심지어 검찰로부터 휴대폰까지 선물받았다.

27일 트리뷴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발리섬 바둥지역 검찰은 휴대전화 절도 피의자 아비 아크마드(38)를 선처하기로 했다며 그 사연을 공개했다.

양계장에서 일하던 아크마드는 지난해 11월 한 음식노점에 들렀다가 노점 주인의 300만 루피아(약 26만원)짜리 휴대폰을 훔쳐 주머니에 넣고 달아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추적에 나섰고, 지난 2월 그를 절도혐의로 체포해 검찰에 송치했다.

아크마드는 절도죄로 기소됐고, 유죄 판결을 받으면 5년 이하의 징역형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피해자인 노점 주인이 애끓는 부정을 보여준 아크마드를 용서하면서 징역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아크마드는 노점 주인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임란 유수프 바둥검찰 지청장이 "아들에게 주라"며 아크마드에게 새 휴대전화를 선물한 것. 유수프 지청장은 "이런 결론이야말로 바람직하다. 피의자가 다시는 이런 행동을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며 "이번 사건이 평화롭게 해결되도록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 2년간 각급 학교에서 온라인 교육을 널리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는커녕 휴대전화조차 없는 학생이 많고, 모바일 데이터를 사거나 인터넷 이용 요금을 낼 돈이 없는 가정이 많아 학생들이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인도네시아 교육부에 따르면 5~14세 학생 중 54%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컴퓨터를 가진 학생은 24%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