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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인철 아들 입사도 아빠찬스? 이력서 올린 '공저 논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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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입사용 이력서에 풀브라이트 장학생 출신 교수들과 공저한 논문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었던 김 후보자 자녀의 장학금 수혜 논란에 이어 입사 과정에서도 '아빠 찬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풀브라이트 인맥으로 논문 공저 의혹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아들이 2020년 11월 모건스탠리(MSCI) 한국 사무소 인턴으로 입사할 당시 제출한 이력서에는 자신이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 경력으로 기재됐다. 이 논문은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수들이 김 후보자 아들과 공저한 것이다. 김 후보자 아들은 입사 다음해인 2021년 8월 정규직으로 전환돼 MSCI 애널리스트로 근무 중이다.

김 후보자 아들이 풀브라이트 출신 교수들과 공저한 논문은 베트남 주식 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다. 공저자 교수들은 풀브라이트 지원으로 미국 교환교수, 방문 연구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들은 김 후보자 아들 뿐 아니라 딸의 논문에도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2021년 김 후보자 아들과 딸이 함께 이름을 올린 연구물(북챕터)에도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자녀 '스펙'을 쌓아주기 위해 '풀브라이트 인맥'을 동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강득구 의원은 "김인철 후보자의 아들의 입사 과정에서 '아빠 찬스'는 물론 풀브라이트 관련 교수들이 논문 공저에 참여하는 등 불공정하게 인맥이 작동한 의혹이 짙다"며 "교육당국의 수장 후보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27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열린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원들이 관련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열린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원들이 관련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MSCI 측은 입사 과정에 대해 "당사의 표준채용 지침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했다. 김 후보자 아들의 채용 당시 공고나 절차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후보자 자녀의 채용 절차까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지 않았다.

연간 20명 선발하는데 일가족 혜택

앞서 김 후보자의 두 자녀가 잇따라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두 자녀는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으로 재직하던 2012∼2015년에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딸은 2014∼2016년 미국 코넬대에서, 아들은 2016∼2018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지급 1년 전에 지원하기 때문에 아들의 선발 시점은 김 후보자가 동문회장이던 시기와 겹친다.

자녀 뿐 아니라 배우자 이모 씨도 풀브라이트의 지원을 받아 2004∼2005년 미국 템플대에서 교환교수를 지냈고 김 후보자 본인도 1996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초빙교수로 갈 때 풀브라이트재단 혜택을 받았다. 풀브라이트 장학생 선발 인원은 연간 20여명에 불과해 일가족이 모두 혜택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풀브라이트 스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는 27일 해명자료를 내고 "후보자가 동문회장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자 가족이 수혜자로 선발된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도 "친목 성격의 동문회 회장이 장학생 선발에 관여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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