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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인철, 아들·딸 장학생 선발때 ‘아빠 친구 찬스’ 의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Fulbright Korea) 동문회장으로 재임할 때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유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장학생 후보 선발을 담당하는 한미교육위원단에는 김 후보자와 가까운 A교수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들·딸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김인철·배우자도 '혜택'

김인철 후보자 아들 A씨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령 내역. 풀브라이트

김인철 후보자 아들 A씨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령 내역. 풀브라이트

26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2010년 한국외대 영어과에 입학한 김 후보자의 아들은 학부 졸업 후 2016년에서 2018년까지 미국 컬럼비아대 석사과정을 밟는 동안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 김 후보자 딸도 이화여대 졸업 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2014년부터 장학금을 받으면서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석사 공부를 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한미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출연해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운영한다. 대상자는 연 4만달러 가량의 학비와 생활비뿐 아니라 가족수당, 본인 몫의 왕복 국제항공권 등을 받을 수 있다. 장학금 혜택뿐 아니라 선발 사실 자체가 미국 주요 대학의 ‘입학 티켓’으로 여겨져 특히 유학 희망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인철 후보자 딸 B씨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령 내역. 풀브라이트

김인철 후보자 딸 B씨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령 내역. 풀브라이트

김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도 과거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 온 가족이 혜택을 받은 셈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후보자 자녀들이 장학생이 된 시기는 아버지인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으로 재임한 시기와 겹친다.

문제는 아들과 딸의 선발 과정에 김 후보자가 개입했느냐다. 장학생 선발은 한국과 미국 인사로 구성된 '한미교육위원단'이 담당한다. 김 후보자측은 자녀의 장학생 선발에 대해 "장학생은 독립된 영어면접을 통해 한미교육위원단이 대상자를 선발해 미국 풀브라이트 해외장학이사회의 승인을 통해 결정된다"고 해명한 바 있다. 동문회장이었던 본인이 선발에 관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교육부가 제출한 2022년 한미교육위원단 사업 개요. 교육부

교육부가 제출한 2022년 한미교육위원단 사업 개요. 교육부

김인철 '동문회장' 때 '부회장'이 장학생 선발 위원

하지만 김 후보자의 자녀들이 장학생으로 선발될 당시 선발에 관여하는 한미교육위원단에는 김 후보자와 가까운 인사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한미교육위원단 한국측 위원이었던 A 경희대 교수는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할때 동문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또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는 단순히 친목회가 아니라 한미교육위원단 운영에 지원을 하는 단체다. 이같은 상황에서 두 자녀가 모두 장학금 수혜 대상이 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에서는 이해충돌 논란과 함께 선발 과정에 김 후보자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이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강득구 의원은 “지금까지 나온 의혹들을 포함해 풀브라이트와 한미교육재단 관련 의혹을 낱낱히 밝혀 공정성을 지켜나갈 교육부장관인지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측은 “자녀의 장학금 지급 내역 등은 지금 확인하기가 어렵다”라며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청문회 등을 통해 소상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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