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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 움직임…VOA “풍계리 갱도 입구 평탄화 작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북한의 추가 핵실험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폭파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3번 갱도 굴착 공사를 진행하는 데 이어 갱도 입구 평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소리(VOA)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위원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최근 핵 활동 움직임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풍계리 3번 갱도에서 지반 평탄화 작업과 함께 도로를 건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갱도 내부로 중장비를 반입하기 위한 입구 평탄화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지난 19~20일 상업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판독한 결과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3번 갱도의 새 입구에서 추가로 굴착을 하기 위해서는 중장비 차량이나 계측 지원 장비를 내부로 반입해야 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새 입구 주변 땅의 표면을 단단하게 하는 평탄화 작업을 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3번 갱도의 새 입구 주변에서 하천을 복원 중인 정황도 포착됐는데 이는 장마철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25일 인민군 창건일 90주년을 맞아 이날 대규모 열병식을 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열병식 준비를 마쳤으며, 이날 0시 전후, 새벽 또는 저녁에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군 당국은 북한군이 평양 상공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야간 비행훈련을 하는 등 예행연습을 한 것으로 미뤄 야간에 행사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평양 미림비행장에 대규모 병력과 각종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 발사 차량(TEL) 등이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에 열병식을 하는 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엔 군 창건일에 열병식을 한 적이 있지만, 김 위원장 집권 후에는 주로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 15일), 정권 수립일(9월 9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등에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지난달 24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 각종 전략·전술 무기를 대거 동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행사장인 김일성광장 인근 대동강에는 부교가 설치된 정황도 있다. 행사를 화려하게 보이게 하려고 폭죽 등을 부교에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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