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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내 개가 왜"…코 빼고 생매장된 푸들 안타까운 근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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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 땅에 산 채로 묻혔던 푸들. 연합뉴스

지난 19일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 땅에 산 채로 묻혔던 푸들. 연합뉴스

제주에서 코만 남기고 산채로 땅에 묻힌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던 푸들이 동물 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모습이 공개됐다.

연합뉴스는 21일 오전 9시 제주시 용광동에 있는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땅에 묻혔다가 구조된 푸들이 붕대를 감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푸들은 오른쪽 앞발에 노란색 붕대를 감고 목에 고깔 모양 플라스틱 카라를 끼고 있었다.

푸들은 땅속에 묻혔을 때 발버둥 치면서 발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수의사는 “상처를 핥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카라를 씌웠다”고 설명했다.

왼쪽 앞발에는 수액 줄이 연결돼 영양분이 공급되는 중이었다.

21일 제주시 용강동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산 채로 땅에 묻혔다 구조된 푸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제주시 용강동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산 채로 땅에 묻혔다 구조된 푸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푸들의 두 눈에는 경계심이 가득했고 표정은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낯선 사람을 보고도 짖지 않았고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기도 했다.

7살 암컷 성견인 푸들의 몸무게는 2.4㎏였다. 통상 소형 푸들의 평균 체중이 4㎏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며칠간 음식을 먹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호센터는 밝혔다.

푸들을 치료하는 수의사는 연합뉴스에 “아직 경계심이 강하고, 컨디션도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며 “그래도 어제보다는 먹이를 잘 먹고, 배변 활동도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푸들은 지난 19일 오전 8시50분쯤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인근 공터 땅속에 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모두 파묻힌 채 시민에게 발견됐다. 푸들이 묻힌 땅 위에는 돌까지 얹어져 있었다.

푸들은 힘이 없어 제대로 짖지 못한 채 ‘우, 우’하는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고, 구조된 후에도 벌벌 떨며 음식을 먹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들을 처음 발견해 구조한 시민은 SBS와 인터뷰에서 “묻혀 있는 강아지를 보자마자 맨손으로 허겁지겁 흙을 파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땅에서) 꺼내니까 막 비틀거리고 (묻힌 지) 한 3일 정도는 된 것 같더라”라며 “갈비뼈가 다 나와 있고 등뼈가 다 보이고. 거의 서 있지 못할 정도였다”고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해당 개의 등록 칩을 확인한 결과 개는 주인이 있는 푸들로 확인됐다.

푸들의 주인은 “반려견을 잃어버렸었다. 반려견을 찾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들은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임시 보호 중인 상태다.

경찰은 푸들을 발견한 현장 근처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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