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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셀프제명, 이태규 두문불출…'각자도생'하는 국민의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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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양 당 간 합당을 공식 선언한 후 합당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이 대표, 안 대표,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양 당 간 합당을 공식 선언한 후 합당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철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 이 대표, 안 대표,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선언하면서 공동정부 구성을 둘러싼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은 일단락 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선 후보 단일화 때부터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갈라진 국민의당은 내홍에 휩싸였다. 3명밖에 없는 원내 의원 모두가 제각각 행보에 나서면서 향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국민의힘 내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 단일화와 합당선언에 반대했던 권은희 의원은 지난달 16일 “기득권 양당으로 회귀하는 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당에 스스로 제명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비례대표인 권 의원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제명되면 무소속 신분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후 권 의원은 국민의당 원내대표로서 소화해야 하는 모든 공식일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한 달 여 만인 지난 18일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 의원은 회의에 앞서 “제명 요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합당에 반대 표를 던지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은 권 의원의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

‘단일화 일등공신’으로 꼽힌 이태규 의원도 최근 대외 활동을 중단했다. 이 의원은 윤 당선인이 2차 내각 인선에 몰두하던 11일 돌연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로 인수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전날인 10일 발표된 1차 장관 후보자 인선(8명)에 안 위원장 측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한 항의의 뜻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 의원의 인수위 이탈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공동정부 구성은 첫 단계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코로나19 확진을 이유로 일주일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 의원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이날 의원총회는 권 의원의 제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한다.

반면 초선의 최연숙 의원은 국민의당 사무총장으로 합당 실무를 담당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위원장과 이 의원이 인수위 업무로 당을 비우면서 합당에 대한 당원들의 민원이 모두 최 의원에게 쏠렸다”면서 “최 의원이 이번 합당 국면에서 내부 갈등 조정과 국민의힘 협상을 동시에 이끌어가면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의원이 2020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한만큼, 경력이 짧고 보수정당 내 정치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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