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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머리 당김|증세 지속 땐 편두통·긴장성 두통 의심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35세 여자가 진찰실로 찾아왔다. 환자는 수개월 전부터 머리가 아픈데 주로 뒷머리가 당기고 때로는 어지러워진다고 한다. 남편이 늘 만취되어 밤늦게 귀가하고 외아들이 속을 썩여 걱정거리가 많으며 오래 전부터 입맛이 없고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매사에 의욕이 없다고 한다. 긴장성 두통과 우울증이 겹친 경우였다.
뒷머리가 당기는 증상이 생겼을 경우는 대단히 높은 열이 난다거나 감기, 혈압이 높을 때, 일산화탄소 중독, 뇌출혈일 때가 많다. 특히 뇌출혈 중에서도 지주막하 출혈이라 하여 뇌에 있는 동맥에 생긴 혹이 터진 경우에는 격심한 두통과 함께 의사 장애가 동반된다. 그 외에도 부비동염이나 중이염, 아주 눈이 나쁘거나 녹내장(안압이 상승하는 범)이 있을 때 과음이나 과 식, 과다한 흡연에 의해서 유발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뒷머리가 당기는 증상이 있는 경우는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 이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경우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긴장성 두통은 어깨나 목 근육의 과다수축으로 인해 근육 내 동맥이 수축되거나 압박을 받기 때문에 생긴다. 환자들은 흔히 머리가 죄는 듯이 아프다고 호소하는데 비교적 둔탁한, 누르는 것 같은 통증이고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쑤셔 댄다.
때에 따라서는 귀에서 소리가 들리거나 어지럼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머리에만 국한되지 않고 목·어깨 등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긴장성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정신적인 긴장과 스트레스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수개월이나 수년간 지속되는 두통은 우울증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주된 원인이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이므로 가벼운 운동과 여행 등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건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경 안정제나 진통제, 긴장된 목덜미의 근육을 풀기 위한 근육 이완 제를 쓰기도 한다. 우 울이 원인이 된 경우는 항 우울 제가 환자의 감정치료뿐 아니라 통증 자체를 감소시켜 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편두통은 대체로 20세 전후에 나타나고 여성에게 많으며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발작적으로 나타난다. 발작이 일어나면 머리의 한족이 지끈지끈 쑤시는 경우가 많고 뒷머리가 심하게 당기기도 하며 통증이 아주 심하고 메스꺼워지거나 토하기도 하며 웬만한 진통제에는 잘 듣지도 않는다. 때로는 두통이 오기 전에 무엇인가 눈에 어른어른 하는 듯 싶기도 하고 손이나 입술주위에 이상한 감각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 아주 심한 두통이 오는데 혈관 성 두통이기 때문에 맥박이 뛸 때마다 지끈지끈 아파 온다.
이러한 두통은 비교적 긴 시간(수 시간에서 수일간)지속되며 한 달에 한 두 차례 간헐적으로 생긴다. 가족 중에 이같은 두통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두 배정도 많고 유발인자로는 정신적 스트레스·생리·음주·눈의 과다 긴장·밝은 빛·기온의 변화, 그리고 생활습관의 변화(과식·수면 부족·수면 과다 등)를 들 수 있다.
치료에는 에르고타민이라는 특효약이 있는데 전구증상이 나타났을 때 복용해야 하며 이 약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좋다. 또한 약제에 의존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윤방부<연대 의대교수·가정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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