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여명의 그날 사실여부 간담회|박정의·김일성 항일투쟁 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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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잦은 남-북 교류에 따른 통일 열기가 높아가는 가운데 9월 중순부터 KBS-lTV에서 방송되고 있는 실록드라마『여명의 그날』의 역사성사실여부를 집중 논의한 간담회가 개최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방송위원회(위원장 강원룡)는 23일 오후 서울 프레스 센터 14층 회의실에서 학계·언론계·방송국 제작 책임자 등 12명이 참가한 가운데『여명의 그날』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많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광복군 합류사실 여부 등 일제 때의 행적,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등 과거행적부분과 실록드라마의 사실성 및 허구성의 한계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요내용을 요약해 본다.
▲전인영 교수(48·서울대)=김일성의 항일투쟁 여부는 큰 관심거리다. 시간이 흘러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 분야의 정확한 자료가 부족한 현실에서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의문이다.
▲박창암씨(67·월간『자유』대표)=역사의 왜곡여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드라마에선 박정희씨가 해방 전 만군 중위 시절 광복군 공작원과 내통, 만군 철석 부대를 탈출하려다 체포되는 것으로 묘사됐는데 이런 사실이 없다.
▲박영준씨(75·광복군 동지회장)=박정희씨가 해방 전 국경을 넘은 사실이 없고 해방이후 귀국한 게 정확하다. 드라마에서 광복군의 실제복강과 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복장이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반드시 좀더 세밀히 고증을 받아야 역사 드라마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종석씨(55·동아일보 논설위원)=최근의 사회 개방화와 함께 이제는 이런 부분을 자유스럽게 방송할 수 있게 됐고 제대로만 소개되면 괜찮다. 유의할 것은 김일성의 항일 활동이 40, 41년에 국한되고 이후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박정희씨도 3공 출범 당시 주변에서 이미지를 높여 보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박정희씨의 독립운동 부분과 김일성의 항일활동 부분은 역사적 사실과 부합되도록 해야 한다.
▲김교식씨(56·『여명의 그날』작가)-남북문제가 국민들에게 가시화 된 마당에 북쪽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목소리를 정돈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내외의 많은 서적과 자료·학설을 참고했고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썼다.
박정희·김일성 부분은 시청자 관심 유도를 고려해야 하는 방송드라마의 도입부를 의식, 강조했던 점도 있다.
앞으로 드라마 전개는 학계 등의 의견을 폭넓게 받아들여 충분히 반영해 나가겠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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