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변 미화 예산 낭비·주민 부담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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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서울시가 통일로 변·건물 소유주들에게 미화사업을 위해 지나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심지어 노점상들에게는 좌판을 이동식으로 교체, 대표단이 오갈 때마다 도로 뒷길로 피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겉치레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달 초부터 녹번 삼거리∼국립보건 원 사이 멀쩡한 시멘트 블록 보도를 붉은 색 고압 블록으로 바꾸고 보도경계석까지 화강석으로 교체하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 달 초 남-북 교류와 관련, 통일로 변을「미화지구 시범가로」로 조성키 위해 은평구 부 구청장을 본부장으로 전담반까지 편성, 도로변 단층건물은 앞면 벽을 높여 허름한 집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하고 외벽 타일과 페인트색상은 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밝은 색채로 통일시키도록 각 동을 통해 건물 소유주에게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도로변에는 환경 미화원을 고정배치, 하루 4회 이상 담당구역을 청소토록 하고 9천8백 만원의 예산을 들여 청소 수하 차를 플라스틱 제품으로 바꾸고 가로 휴지통 90개, 도로 표지판 42개를 정비 또는 신설토록 했다.
또 도로변 공터나 차고지·쓰레기통이 안보이도록 둘러싼 담 장들은 북한측 대표가 올 때마다 색칠을 다시 해 모두 4종류 색의 페인트가 겹겹이 칠해져 있다.
불광2동 H약국 주인 김장숙씨(여·50)는 건물외벽이 노후된 검은색 타일로 돼 있다며 동강이 매번 찾아와 새것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고민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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