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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파스님 종정 첫 법어 “중생 이롭게 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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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숙 여사가 성파 대종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숙 여사가 성파 대종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널리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라.”

대한불교 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 스님(83)은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추대 법회에서 종단의 최고 지도자로서 첫 법어를 내렸다.

성파 스님은 새 종정의 교시로 “常要淸規(상요청규) 必順和睦(필순화목) 普利群生(보리군생)”을 내놓았다. ‘어느 때나 청규를 굳게 지키고/모름지기 대중과 화합 이루며/널리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라’는 뜻이다.

이어서 성파 스님은 화두를 하나 던졌다. “찾으려고 하면 멀어지고, 구하면 등지게 되며, 얻을 수 있지만 비우면 드러납니다. 두두물물(頭頭物物)에 두루 통하는 묘용(妙用)이 있으나, 업력(業力)에 따라 그 모습은 달라집니다.” 성파 스님은 우리 안에 있는 부처를 그렇게 풀어냈다.

성파 스님은 법어 내내 범(凡)과 성(聖)이 둘이 아니며, 중생 속에 부처가 있음을 끊임없이 설했다. 그렇게 조계사 마당에 모인 대중의 마음, 그 마음에 있는 부처를 깨웠다. 눈을 뜨라고, 일어나라고 깨웠다.

성파 대종사가 종정 추대 법회에서 법어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파 대종사가 종정 추대 법회에서 법어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추대 법회는 법회를 알리는 육법공양과 명종(범종 타종)에 이어 삼귀의, 반야심경 봉송, 추대사, 헌사, 종정 스님의 법어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중생 교화에 더욱 큰 발원이 있으신 종정 예하의 원력에 따라 종단은 전통문화를 수호하고, 나아가 전법 교화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은 추대사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라에 눈 밝은 이가 있으면 그 나라는 윤택해지고, 집안에 선(善)이 있으면 그 가문이 비옥해진다고 했습니다. 성파 종정 시대를 맞아 종단은 새로운 변화와 개혁으로 또 한 번의 중흥을 이룩해야 할 것”이라며 “갈등과 대립으로 갈라진 물줄기를 한곳으로 흐르게 하고, 상처 난 사람의 마음에 진실의 대비(大悲·큰 자비)를 내리게 하소서”라고 말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주윤식 회장은 헌사에서 “(성파 스님께서는) 마음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붓과 같아서 능히 모든 세간을 그려낸다고 하셨습니다. 신도 대중도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긍정적 안목으로 부처님과 같이 살아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법회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치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종정의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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