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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방 논란에 청남대가 떨고 있다는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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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청와대 개방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충북도가 청주에 있는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의 관광객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청와대가 개방하면 ‘대통령만의 비밀스러운 별장’이라는 청남대 위상이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21일 간부회의에서 “청와대 개방에 대비해 청남대 위상 강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지사는 “청와대 개방으로 청남대가 국민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청와대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묘안을 강구하라”며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남대를 찾은 관람객 의견은 엇갈린다. 변모(55)씨는 “청와대는 대통령이 1년 내내 머무르며 실제 집무를 본 곳이라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며 “청와대를 개방하면 아무래도 청남대를 찾는 사람이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민 이홍구(65)씨는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대청호를 따라 산책길도 잘 조성돼 있다”며 “수려한 관광여건을 갖춘 만큼 청와대가 개방한다고 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다음 달 11일 문을 열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과 청남대 입구에 추가 조성할 탐방로(4㎞)가 관광객 유입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임시정부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임시정부 활동 등 유물과 기록을 관람할 수 있다. 기념관 주변에는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지낸 우남 이승만을 비롯해 백암 박은식, 석주 이상룡, 만오 홍진, 석오 이동녕, 신암 송병조, 우강 양기탁, 백범 김구 선생 등 8인의 행정수반 동상을 세웠다.

오유길 청남대관리사업소장은 “청남대는 청와대보다 부지가 훨씬 넓은 데다 임시정부기념관까지 개관을 앞둔 상태”라며 “청와대에 없는 기념관과 기록·자료·동상·산책로 등이 청남대에 많다는 점을 더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남대는 ‘남쪽의 청와대’란 뜻이 있다. 1983년 건설 후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여름 휴가 등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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