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북한을 우리나라의 '적'(敵)으로 규정했다.
28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정 장관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ICBM까지 발사한 북한이 우리의 적이냐"라고 질문하자 "우리 주권, 영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이 적"이라고 답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관한 긴급현안보고' 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북한이 적이냐"는 태 의원의 거듭된 물음에 정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ICBM 발사가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냐"라는 질문에 정 장관은 "우리 한반도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태 의원이 "적대행위 여부에 대해 단답형으로 말해 달라"고 요구하자 정 장관은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것보다는 우리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에 결국 우리에게 절대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정 장관은 북한의 ICBM 발사 재개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 프로세스는 계속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 현재 실패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과정은 계속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남북·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없는 이벤트에 불과했다"고 지적하자 정 장관은 "(정상회담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었다"며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는데 왜 그런 걸 했느냐고 하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어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면서 "그때 북미 간 합의만 이뤄졌다면 이후엔 상당한 진전이 있을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