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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개 질책뒤…탁현민 '靑 우리가 쓰면 안되나' 글 지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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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집무실 이전 방침에 “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냐”고 적었던 페이스북 글을 지웠다.

탁 비서관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추진과 관련해 “이미 설치되어 운영되고 보강되어온 수백억원의 각종 시설들이 아깝고,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쩌나”라며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화상 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오른쪽은 탁현민 의전비서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화상 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오른쪽은 탁현민 의전비서관. 연합뉴스

그는 이에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집무실 이전 이유 중 하나로 ‘비서동에서 집무실 올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는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헉헉”이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탁 비서관이 두 번째로 올린 ‘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쓰면 안 되느냐’는 취지의 글은 현재 보이지 않는다.

윤 당선인 측의 국정 운영 방안 등과 관련해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지 말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책 이후 탁 비서관이 논란이 된 글을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방안에 대해 개별적 의사 표현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 공약이나 정책,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소셜미디어(SNS) 혹은 언론을 통해 개인적 의견을 언급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지 말라는 지시가 어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염두에 둔 건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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