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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왕따' 러 장관의 경고 "3차 대전, 파멸적 핵전쟁 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사전 녹화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연설 영상이 스크린을 통해 재생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사전 녹화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연설 영상이 스크린을 통해 재생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외무장관이 서방국가가 러시아를 공격한다면 제3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이는 파멸적인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경고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러시아를 물리적으로 공격해 제3차 세계대전을 시작하거나,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핵전쟁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물어보는 게 낫겠다”면서 “그(바이든 대통령)는 ‘만일 우리가 제재의 길을 가지 않았다면 대안은 3차 대전이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기술적 능력은 갖추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핵무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이번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핵무기 보유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공격무기를 확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한때 독일이 했던 것처럼 나치 성향(극우민족주의 성향) 인사들을 축출하는 이른바 ‘탈나치화’를 거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대해선 “러시아는 제재에 준비했지만 언론과 스포츠인, 문화계 인사 등에게까지 제재가 가해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이 새로운 유럽안보체제 구축과 관련한 러시아와의 협력을 거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 협상대표들은 2차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주장한 안전 보장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여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의급 회의에서 녹화된 영상으로 연설을 진행했다. 당시 그의 연설이 시작되자 회의장에 있던 100여명의 외교관들은 집단 퇴장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이날  2번째 협상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회담 일정을 합의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날 오후 늦게 협상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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