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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공기 태우는 진공폭탄, 질식 유발해 대량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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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러시아가 ‘사탄의 무기’라 불리는 열압력탄을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지도자를 만난 뒤 “러시아군이 진공폭탄을 사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피해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진공폭탄은 열압력탄을 뜻한다. 이 포탄은 폭발력보다 화염과 폭발 압력을 최대로 키웠다. 포탄이 터지면 주변 공기를 태우고 빈 곳을 불꽃으로 채운다. 그래서 기화폭탄이라고도 불린다. 시가지·벙커·동굴 안에 있는 사람을 질식시킨다. 전투원과 비전투원이 뒤섞인 시가지 전투에서 열압력탄은 엄청난 민간인 살상을 가져온다.

러시아가 개발한 열압력탄

러시아가 개발한 열압력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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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동굴에 숨어 있는 이슬람 반군인 무자헤딘을 열압력탄으로 공격했다. 무자헤딘은 이 포탄에 ‘사탄의 무기’라는 별명을 붙였다.

러시아 육군은 TOS-1부라티노(러시아어로 목각인형) 다연장로켓에서 열압력탄을 쏜다. 러시아는 1999~2000년 제2차 체첸 전쟁 때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 시가전에 TOS-1을 투입했다. 이 다연장로켓이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때 전 국경에서 포착됐다. 28일엔 흑해 연안의 거점이자 격전지인 마리우폴 외곽에서 TOS-1을 목격했다는 글과 동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24㎞ 떨어진 바실키프에서 러시아의 TOS-1 사격이 있었다는 현지 소식도 나왔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인 워존은 러시아가 실전에서 열압력탄을 발사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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