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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남 일 아니다” 시민도 이영애도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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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영애

이영애

“강대국 사이에서 안보 불안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한국이 겹쳐 보였어요.”

지난달 27일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10만원을 기부했다는 대학생 이현서(25)씨의 얘기다. 이씨는 “주변 친구들이 ‘우크라이나에 후원했다’는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을 보고 동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기를 맞은 우크라이나에 온정의 손길을 보내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제기구에 기부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기부에 참여한 시민들은 “우크라이나가 처한 외교적 상황이 한국과 유사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서 모(30)씨는 이날 우크라이나 적십자에 10만원을 기부했다. 서씨는 “강대국의 야욕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 군대에 직접 후원하는 건 개인적인 신념과 맞지 않아 적십자를 기부처로 택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달 27일부터 암호화폐로도 기부를 받기 시작하자 이에 호응한 시민도 적지 않다. 직장인 이 모(38)씨는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정부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비트코인 지갑에 암호화폐를 기부했다. 이씨는 “국제기구를 통해 후원하면 중간에 새는 돈이 많아 직접 전달되는 금액은 얼마 안 된다고 들었다. 전시 상황에선 실물 자산보다 암호화폐가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했다.

이영애, 우크라이나에 1억원 기부. [연합뉴스]

이영애, 우크라이나에 1억원 기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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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배우 이영애(51)씨가 대사관에 1억원을 기부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이영애 씨는 편지(사진)에서 “전쟁을 겪은 참전용사의 가족으로서 전쟁의 참혹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정착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기부처를 안내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가짜 기부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기준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 모인 한 온라인 모금 링크가 수년간 사기 의혹을 받아 온 민영 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논란이 커지자 이 모금을 공동 주관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라좀 포 우크라이나’(Razom for Ukraine)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추후 기부금 사용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에 올라온 기부처 목록을 온라인에 게시하며 “출처가 분명한 곳에만 기부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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