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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도 50대 때도 오토바이로 달렸다, 부산에서 시베리아까지[BOOK}

중앙일보

입력

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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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
김현국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남자는 고민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권총을 차고 갈 것인가, 칼을 품고 갈 것인가. 그는 고민을 내려놓고 신을 모시고 가기로 했다.

그의 650cc BMW 모터사이클 짐짝에는 그렇게 성경책이 들어갔다. 그리고 부산에서 출발, 7번 국도를 따라간 뒤 동해를 건너 시베리아를 횡단했다. 이렇게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AH6)’을 네 차례에 걸쳐 6만5000㎞를 달렸다.

김현국 탐헌가는 라이더 복장 대신 평상복을 입고 시베리아 횡단에 나섰다. 라이딩 중 틈틈이 멈춰 사진을 찍고, 이동하는데 편하기 때문이다. 헬멧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지는 경량을 착용하는데, 하루 500㎞ 이상 달리기 위한 고육책이다. 김씨는 모터사이클을 몰고 1996년부터 2019년까지 총 네 차례, 6만5000㎞에 이르는 시베리아 횡단에 성공했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김현국 탐헌가는 라이더 복장 대신 평상복을 입고 시베리아 횡단에 나섰다. 라이딩 중 틈틈이 멈춰 사진을 찍고, 이동하는데 편하기 때문이다. 헬멧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지는 경량을 착용하는데, 하루 500㎞ 이상 달리기 위한 고육책이다. 김씨는 모터사이클을 몰고 1996년부터 2019년까지 총 네 차례, 6만5000㎞에 이르는 시베리아 횡단에 성공했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저자는 전업 탐험가다. 한국 최초 탐험가 인증을 받았다. 1990년대 소비에트 연방 붕괴로 빼꼼 열린 문을 힘차게 젖혔다. 저자가 20대였던 1996년, 125cc 모터사이클로 시베리아 횡단 마수걸이를 했다. 그는 “시야가 서울~부산 400㎞에서 1만4000㎞로 확장되는 경이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가면 러시아에서 중국을 넘어 다시 러시아로 들어가야 한다. 2010년 개통한 러시아 횡단 연방고속도로(사진)는 이 수고를 덜어주며 중국을 경유하지 않게 해준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가면 러시아에서 중국을 넘어 다시 러시아로 들어가야 한다. 2010년 개통한 러시아 횡단 연방고속도로(사진)는 이 수고를 덜어주며 중국을 경유하지 않게 해준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네 번째 횡단은 50대가 된 2019년이었다. AH6를 이용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돌아왔다. 2만5000㎞였다. 책은 이 네 번째 횡단을 메인 메뉴로 내놓는다. 첫 번째~세 번째 횡단이 애피타이저와 디저트로 나온다. 그 준비와 여정은 깨알처럼 촘촘히, 막 딴 딸기처럼 생생히 올려져 있다.

김현국 탐험가는 2019년 모터사이클을 몰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 부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한 뒤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왕복했다. 김현국 탐험가가 그해 8월 독일 브란데부르크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김현국 탐험가는 2019년 모터사이클을 몰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 부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한 뒤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왕복했다. 김현국 탐험가가 그해 8월 독일 브란데부르크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탐험의 불을 지른 건 큰아버지의 “내가 소싯적 만주 벌판에 다녀왔다”는 '라떼' 레퍼토리.

저자는 러시아 세관에 묶여 모터사이클을 한 달 만에야 찾았고 달릴만하지 못한 곳에서는 ‘오토바이를 어깨와 등에 업은 듯 둘러메고’ 갔단다.

김현국 탐험가는 2019년 모터사이클을 몰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 부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한 뒤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왕복했다. 사진은 그해 9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 직전의 모터사이클 모습.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김현국 탐험가는 2019년 모터사이클을 몰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 부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한 뒤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왕복했다. 사진은 그해 9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 직전의 모터사이클 모습.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현지인과 바이커들의 환대에 진하게 감동했지만,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또 ‘헬렐레’ 하면 오해와 사고가 따라오니, 경계 1순위는 술과 밤 문화다.

시속 120㎞로 내달리다가 아차! 몸이 날아가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넘어질까?’ ‘오늘 뭐 입었지?’라는 장편 다큐멘터리가 펼쳐졌단다.

2014년 김현국 탐험가가 모터사이클을 몰고 세 번째 시베리아 횡단 중 러시아 니즈네우단스크 근처에서 만난 러시아 바이커들. 이들은 김씨에게 '혼자 다니면 위험하다'며 동행하자고 제안했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2014년 김현국 탐험가가 모터사이클을 몰고 세 번째 시베리아 횡단 중 러시아 니즈네우단스크 근처에서 만난 러시아 바이커들. 이들은 김씨에게 '혼자 다니면 위험하다'며 동행하자고 제안했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책은 탐험으로의 질주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한반도의 미래가 도로를 통한 물류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11개 시차, 180여 개 민족과 맞닥트리는 AH6의 자료를 모으고 있는 중. 이 길 위에 여행자를 위한 '유라시아 콤플렉스'를 구상하고 문화콘텐트도 모색하고 있다. 부산 영도다리 근처 표지판에 '여기가 AH6 기점이요'라는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단다.

김현국 탐험가는 2019년 모터사이클을 몰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 부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한 뒤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왕복했다. 그의 네 번째 시베리아 횡단이었다. 사진은 그해 러시아 횡단 연방고속도로에서 차를 얻어타지 못하고 80km를 계속 걷던 남자. 김씨는 차비로 쓰라며 그에게 조심스레 1만원 정도를 건넸다고 한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김현국 탐험가는 2019년 모터사이클을 몰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을 따라 부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한 뒤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왕복했다. 그의 네 번째 시베리아 횡단이었다. 사진은 그해 러시아 횡단 연방고속도로에서 차를 얻어타지 못하고 80km를 계속 걷던 남자. 김씨는 차비로 쓰라며 그에게 조심스레 1만원 정도를 건넸다고 한다. [사진 알에이치코리아]

그의 여정은 진행형이다. 그는 또 고민할 것이다. 권총이냐, 칼이냐. 하지만 결국 성경책을 모시고 길 위에서 미래를 가늠할 것이다.

김현국 탐험가는 2019년 모터사이클을 몰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AH6)을 따라 부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한 뒤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왕복했다. 그의 네 번째 시베리아 횡단이었다. AH6는 북한을 경유하기 때문에 부산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모터사이클을 몰다가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배편을 이용했다. 그의 2만5000㎞ 여정이 지도에 나타나 있다. [그림 알에이치코리아]

김현국 탐험가는 2019년 모터사이클을 몰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AH6)을 따라 부산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찍고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한 뒤 유라시아 대륙 2만5000㎞를 왕복했다. 그의 네 번째 시베리아 횡단이었다. AH6는 북한을 경유하기 때문에 부산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모터사이클을 몰다가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배편을 이용했다. 그의 2만5000㎞ 여정이 지도에 나타나 있다. [그림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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