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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2000조 바이오의료 시장 겨냥…‘연구하는 의사’ 키우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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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과학기술원]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과학기술원]

“2020년 기준 세계 바이오의료 시장 규모는 1조7000억 달러(약 2040조원)로 반도체(4400억 달러·약 528조원)보다 훨씬 큽니다. 이 시장을 놓치고 있습니다. 연구는 활발하지만 의사들의 참여가 아직은 적어서입니다. 이런 상태라면 10년, 20년이 가도 달라지지 않아요. ‘연구하는 의사’를 기르는 새로운 교육제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KAIST 총장 취임 1주년 온라인 간담회

이광형(68)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연구 중심 의학전문대학원인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 중심 의전원 설립해 새 길 열 것” 

KAIST는 현재의 의과학대학원을 우선 확대한 뒤,2026년쯤 과기의전원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의과학대학원은 과기의전원의 예하 조직으로 편제된다. 과기의전원을 통해 한국형 ‘의사과학자’와 바이오 분야의 혁신 창업가를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총장은 “과기의전원은 일반대학졸업생을 대상으로 7~8년 동안 의학·공학·융합의학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한다”며 “연구 중심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졸업 후 10년간 임상의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립을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과 정원 배정 등이 선결돼야 한다. 올해 중 가닥이 잡힐 듯하다”고 덧붙였다.

대전시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문 전경. [뉴스1]

대전시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문 전경. [뉴스1]

KAIST홀딩스, 10년 뒤 기술료 1000억 목표

이 총장은 향후 미국 뉴욕캠퍼스 설립과 KAIST홀딩스 사업 확대, 경기도 평택캠퍼스 조성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앞서 KAIST는 지난해 12월 배희남 글로벌리더십파운데이션(GLF) 회장의 1000억원 규모 부동산 기부를 바탕으로 뉴욕에 새 캠퍼스를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 미팅이 어려운 데다 학교 설립에 절차상 어려운 점이 있어 운영을 위한 공동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답했다.

KAIST홀딩스는 대학 내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는 기술지주회사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이 총장은 “기획 창업을 장려해 2031년까지 기업가치 10조원, 기술료 수입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포구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길이 3.2m, 지름 19㎝, 무게 51㎏ 규모 소형 과학 로켓 시험발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포구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길이 3.2m, 지름 19㎝, 무게 51㎏ 규모 소형 과학 로켓 시험발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총장은 KAIST가1971년 설립 이후 걸어온 길을 로켓 발사에 비유했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따라하기’ 전략(1단 분리)으로 세계 40위권이라는 상당한 고도에 올랐지만 한계에 이르렀다”며 “향후 세계 10위권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에너지(2단 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하기’ 전략 한계, 로켓 2단 점화 필요”

이를 위해 이 총장은 새로운 전략인 ‘QAIST(큐카이스트)’를 도입, 지난 1년간 시행해왔다. 학생이 시험문제를 직접 출제하는 ‘문제 내는 문제’ 도입, 실패연구소 설립·운영 등이다.

QAIST(큐카이스트)는

질문(Question)하는 창의인재, 최고보다 최초를 지향하는 연구(Advanced research),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는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글로벌 가치 창출의 기술사업화(Start-up), 혁신·소통의 문화로 사회 기여 활동을 확대하는 신뢰 가치(Trust) 등을 바탕으로 미래 50년을 준비해가겠다는 이광형 총장의 기관 운영 전략

이 총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장 큰 성과는 구성원들이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는 의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 사례로는 창업 활성화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대학 내 창업 허가제를 신고제로 바꾸고, 창업 시 무제한 휴학할 수 있게 해 창업 기업 수를 그동안 연간 25개에서 지난해 65개로 늘렸습니다. 창업 후 60~70세에 학교로 돌아와도 됩니다. 꿈을 찾으면 (대학으로) 돌아올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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