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길 씨(사격)체전서만 20번째「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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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프랑스 유도대표 6명 참관>
남자 대학부 유도경기결승이 벌어진 18일 청주 남궁 유도회관에는 벽안의 외국인 6명이 선수개개인의 장단점을 체크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 육군유도대표 6명은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뚫어지게 관찰했는데 71kg이 하급의 미첼(22)은『유럽 어느 나라를 가도 전 종목을 전국적으로 벌이는 대회는 없다』며 부러운 표정.
프랑스 선수들은『한국유도에 대해 경량급이 강세이며 일본의 잔기술에 비해 한국 선수들은 파워플레이를 구사한다』고 나름대로 평가.

<골프 경기수준 떨어져>
청주CC에서 벌어지고 있는 체전 골프경기는 참가선수들의 수준이 다른 아마대회보다 크게 떨어져 권위가 실추.
17일 개막첫날 경기에서 재 브라질 동포 팀 선수가 99타, 재 홍콩 팀의 여자선수가 1백10타의 어처구니없는 스코어를 기록한데 이어 2일째인 18일 경기에서도 90타이상의 기록이 속출했던 것.
이에 대해 한 대회관계자는『번외경기로 시상하는 해외동포 팀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이 함께 라운딩 하는 바람에 젊은 국내 선수들도 제 페이스를 잃은 것 같다』고 분석.

<"어처구니없는 짓" 비난>
남녀 고등부 10km단축마라톤경기에 출전한 뒤 종합경기장 트랙에 탈진상태로 쓰러져 있던 20여명의 남녀 선수들이 TV생방송을 한다는 이유로 운동장으로부터 강제로 쫓겨나 관중들의 애처로움을 자아냈다.
선수들이 운동장에 골인한 후 대부분 쓰러져 일어나지를 못하자 임원들이 급히 뛰어들어갔는데 이때 대한육상연맹은 장내방송을 통해『현재 TV생방송 중이니 선수와 임원들은 모두 경기장 밖으로 빨리 나가 달라』고 독촉, 선수들은 물론 각 시-도 관계자들과 관중들의 분노를 샀다.
방송을 들은 선수들은 기력이 빠져 빨리 일어나지 못하자 이번에는 핸드마이크까지 동원, 빨리 나가라고 극성을 떨어 이를 지켜본 대부분의 관중들은『선수를 보호해야 할 육상연맹이 오히려 선수를 괴롭히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고 있다』면서 흥분-.

<70년부터 해마다 참가>
한국사격의 대명사 박종길(45)씨가 18일 체전에서만 자신의 20번째 금메달을 획득하여「노익장」을 과시.
지난70년 서울대표로 처음 체전에 참가했던 박 씨는 올해까지 단 한차례도 거른 적이 없는 체전 단골멤버로 이날 스탠더드권총에서 박병택(상무)등 쟁쟁한 대표 급 선수들을 꺾고 대회신기록(5백70점)으로 우승한 것.
71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후 86년 아시안게임 때까지 최장수 대표를 지낸 박 씨는 그간 각종 국내외대회에서 얻은 금메달만도 3백 개를 상회하는 한국사격의 간판으로『살아 있는 한 총을 놓을 수 없다』는 말로 우승소감을 대신, 영원한 사격인 임을 나타냈다.

<"사제에 제격인 운동">
궁도 경기에 출전한 대구대표 박광호(39)씨는 이번 전국체전에 신부의 신분으로 유일하게 참가한 선수로 이채.
지난 87년부터 정신집중과 운동을 겸한 취미로 국궁을 시작했다는 박 신부는『활시위를 당기면 당길수록 우리의 국궁이 도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며『특히 궁도는 마음을 비워야 하는 사제 같은 이들에게 제격인 운동』이라고 국궁의 강점을 역설.

<「머리띠」시비 끝 실격>
18일 오전 경주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여자 대학부 4백m예선 1조 경기에서 서울올림픽 국가대표였던 양경희(20·공주사대 체육교육2)가「임용고시철폐」라고 쓴 머리띠를 놓고 심판과 시비 끝에 실격을 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양경희는 이날 국·공립 사대생들에게도 적용되는 임용고시조치를 항의하기 위해 머리띠를 두르고 출전했는데 머리띠를 풀라고 요구하는 심판들로부터 경고에 이어 끝내 실격판정을 받고 퇴장 당한 것.

<전병관에 박수 쏟아져>
18일 체전 역도경기장인 청주 주성국민학교 체육관은 전북대표로 일반부 60kg급에 출전한 전병관의 경기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체육관을 찾은 관중들로 대만원.
관중들은 이날 아침부터 체육관 1,2층 관람석을 가득 메운 채 역도경기를 지켜보다 일반부 56kg급에 출전하기로 돼 있던 전병관이 나타나지 않자 잠시 술렁거리기도 했으나 체중이 불어 60kg급에 출전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잠해지기도.
이날 오후 4시쯤 북경의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다소 피로한 표정으로 60kg급에 출전한 전병관이 인상에서 가볍게 한국신기록을 세운데 이어 합계에서도 한국기록을 수립하자 경기장은 온통 관중들의 고함소리와 박수소리로 떠나갈 듯.
한편 경주 시민들이 대부분인 관중들은『전병관은 고려대에 다니면서도 고향인 전북대표로 출전해 선수단의 사기를 드높였는데 충북이 배출한 신궁 김수녕은 전병관과 똑같이 고려대에 재학중이면서도 충북 팀으로 출전해 달라는 권유를 마다하고 서울대표팀으로 출전했다』며 못내 아쉬워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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