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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까다로운 피아니스트가 7일 격리하고 내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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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 [사진 Felix Broede / 마스트미디어]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 [사진 Felix Broede / 마스트미디어]

이 까다로운 피아니스트가 ‘진짜로’ 한국에 올 예정이다. 공연 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폴란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이 한국 공연 6회를 확정했다”고 8일 전했다. 짐머만은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대구ㆍ부산ㆍ대전ㆍ서울(3회)에서 독주회를 연다.

'극도의 완벽주의자' 크리스티안 짐머만 한국공연 확정

1956년생인 짐머만은 공연 횟수 자체를 연 50회 이하로 제한하고, 해외 공연은 더욱 즐기지 않는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미국 무대에도 잘 서지 않는 피아니스트다. 무엇보다 공연마다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기로 유명하다. 한국을 처음 찾았던 2003년 독주회에서는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설치돼있던 마이크를 문제 삼으며 공연을 지연시키고 불만을 청중에 직접 표시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 공연은 2018년에야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이뤄졌고, 2019년에도 독주회를 열었다. 연주의 비공식 녹음ㆍ녹화에 극도로 민감하고, 유튜브 등 영상 매체에도 동의하지 않는 연주자다.

코로나 19 와중의 내한은 이례적이다.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7일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격리 기간의 기회비용이 높은 세계적 연주자들은 보통 한국 공연을 포기하곤 했다. 따라서 1975년 18세에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일류 무대·오케스트라를 골라서 공연한 짐머만의 ‘격리 감수 내한’ 은 독특한 소식이다.

게다가 짐머만은 한국 공연만을 위해 집을 떠난다.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이달 16~17일쯤 스위스에서 한국에 도착하고, 공연이 끝나면 스위스로 돌아간다. 가까운 아시아 도시에서의 연주는 없고, 한국 공연만을 위해 시간을 들인다. 이런 결정에 대해 마스트미디어 측은 “한국 무대에 대한 애정으로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깐깐한 조건은 그대로다. 녹음과 녹화를 허용하지 않고 공연장의 모든 카메라와 마이크도 검은 천으로 덮거나 철거해야 한다. 마스트미디어에 따르면 “추후 유튜브 등에서 이번 공연의 불법 녹화ㆍ녹음이 유통되는지도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한다. 악기에도 예민하다. 짐머만은 건반과 해머가 포함된 본인의 피아노 액션을 들고 내한해 한국에 있는 악기에 조립해 연주할 예정이다.

짐머만은 테크닉과 감정, 즉 기술과 예술에서 완벽한 드문 연주자다. 보통은 선율의 아름다운 선, 섬세하고 분명한 소리로 유명하지만 각 작곡가와 장르에 따라 색을 바꿔 완성도를 높인다. 극도의 완벽주의는 세월이 지났어도 그대로다. 지난해 7월 낸 최신 음반 베토벤 협주곡 전곡에서도 정확성과 음악성의 결합을 과시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바흐의 파르티타 1ㆍ2번, 시마노프스키의 마주르카 13~16번, 쇼팽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첫 공연인 25일 대구 무대의 티켓은 10일 오픈하고 1분 만에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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