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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단위로 약속 줄줄이"…'단일화만 3번' 김한길 바빠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해 11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김 전 대표의 사무실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해 11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김 전 대표의 사무실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김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김 전 대표가 며칠 전부터 갑자기 일정이 많아졌다. 30분 단위로 미팅이 잡혀 있어 나도 만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무성·홍준표도 나섰지만… 

정치권에서 단일화 얘기가 스멀스멀 나오기 시작하면서 관심사 중 하나는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중재자가 누가 될 것인가였다.

최근엔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협상 중재자로 나섰다고 한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최종 성사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엔 김무성 전 대표의 협상 중재가 결실을 맺진 못했다고 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윤 후보, 안 후보와 각각 만난 자리에서 단일화 의사를 물어본 적이 있지만, 부정적인 답변을 듣고 주변에 “단일화 과정에선 내 역할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해 3월 11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마포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에서 인사말을 마친 후 김무성 전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3월 11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마포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에서 인사말을 마친 후 김무성 전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은 ①윤 후보와 긴밀히 소통하며 ②안 후보와도 소통이 가능하면서 ③중량감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조건을 모두 갖춘 인물이 결국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 기준에 맞는 인사가 김한길 전 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에서 사퇴하며 윤석열 캠프 일선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윤 후보와는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통화나 텔레그램 메시지 등 다양한 경로로 윤 후보와 김 전 대표가 거의 매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와 안 후보의 관계도 좋은 편이라고 한다. 정치권 일각에선 둘 사이에 구원(舊怨)이 있다는 시각은 있다. 둘은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했는데, 당시 ‘야권 통합론’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사이가 멀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대선을 계기로 앙금은 해소됐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대선에 임박해서 당시 국민의당 후보이던 안 후보의 선거운동을 전폭적으로 도왔다. 대선이 끝난 뒤엔 당 대표였던 안 후보가 김 전 대표 측근 인사들을 당직에 임명하면서 김 전 대표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2017년 4월 30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앞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유세현장에는 김한길 전 대표 부부가 나와 안 후보를 지원했다. 안 후보과 김 전대표 부부가 인사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2017년 4월 30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앞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유세현장에는 김한길 전 대표 부부가 나와 안 후보를 지원했다. 안 후보과 김 전대표 부부가 인사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김 전 대표는 단일화를 이뤄낸 경험도 적지 않다. 그는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관여했고, 2014년 민주당-안철수 통합을 주도했다. 김 전 대표에겐 “정당 파쇄기”라는 악평도 붙지만, “세력 통합 전문가”라는 호평도 있다.

언제 安 접촉하나 

다만 아직까진 김 전 대표가 단일화 이슈로 안 후보를 직접 만나거나 연락한 적은 없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현재 정치권 인사를 두루 만나고 있지만, 이태규 의원이나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 등 단일화 관련 목소리를 내는 국민의당 인사와도 아직 접촉은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단일화에서 중요한 건 결국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생각”이라며 “단일화의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윤 후보의 생각이 명확해지고, 김 전 대표가 이를 완벽히 숙지한 뒤에야 안 후보를 접촉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김 전 대표가 안 후보와 만나거나 연락하는 시점이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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